이란 전쟁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에서 디젤 가격이 갤런당(약 3.78ℓ) 5달러(약 7천500원)를 넘어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내 평균 디젤 가격은 21일 갤런당 5.20달러를 넘어섰다. 한 달 전보다 약 40% 오른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WSJ에 따르면 한 달 전과 비교해 디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10개주 가운데 8개주가 미국 남동부 지역에 몰려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경우 지난달 21일 이후 디젤 가격이 51% 급등했다.
WSJ은 소규모 트럭 운전사들이 디젤 가격 급등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가장 먼저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거리 트럭을 모는 미겔 카베다는 최근 일주일간 기름값이 이란 전쟁 전보다 약 40% 더 들었다. 그는 기름값을 아끼려고 할인받을 수 있는 주유소를 찾아다니고 연료 소모가 많은 언덕길 등은 피해 다닌다고 했다.
경제학자들은 디젤 가격 상승이 장기간 지속되면 공급망 전반에 파급 효과를 일으켜 결국 기업들의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의 경제학자 에리히 뮬레거는 대부분의 화물 운송회사의 경우 디젤 가격이 40% 오르면 전체 비용이 약 10% 증가한다고 추산했다. 예를 들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디젤 가격 급등은 캘리포니아주 우유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조지아대의 경제학자 마이클 아드제미안은 신선 식품을 운송하려는 기업들이 더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소비재와 달리 신선 식품의 경우 냉장 상태로 빠르게 운송해야 하기 때문에 디젤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도 지난 18일 디젤과 다른 석유 파생 제품 가격이 많은 것의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실질적이라고 했다.
디젤은 트럭 외에 트랙터, 크레인 등 농업, 어업, 건설업 장비의 연료로 사용된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물가 안정이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권에 주요 의제로 부상, 트럼프 행정부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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