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로라도법 “표현 자유 침해”
▶ 8대1로 ‘위헌’… 20개주 파장
▶ 보수·종교계 “중대한 승리”
▶ 의료계 “청소년 보호 약화”

워싱턴 DC 연방 대법원 건물. [로이터]
연방 대법원이 동성애 및 성전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전환치료(conversion therapy)’를 금지한 콜로라도 주법에 대해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연방 대법원은 31일 콜로라도 주의 관련 법률이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한다고 판단하며 8대1로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결은 해당 법을 즉각 폐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사한 규제를 시행 중인 20여개 주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 의견을 작성한 닐 고서치 대법관은 “콜로라도는 공공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정책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특정 사상이나 발언을 강요하려는 시도에 대해 수정헌법은 방패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기독교 신념을 가진 상담사 케일리 차일스가 2022년 해당 법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이 법이 환자와의 상담 과정에서 특정 방향의 대화를 금지해 자신의 직업 수행과 신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콜로라도 주법은 2019년 제정된 것으로, 18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을 바꾸려는 치료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위반 시 최대 5,000달러의 벌금과 면허 정지 또는 취소가 가능하다.
그러나 연방 대법원은 이 법이 단순한 의료 행위 규제가 아니라 특정 내용의 발언을 금지하는 ‘표현 규제’라고 판단했다. 즉 상담사가 어떤 의견은 말할 수 있고, 다른 의견은 말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엘레나 케이건, 소니아 소토마요르 등 진보 성향 대법관들도 다수 의견에 동참했다. 케이건 대법관은 별도 의견에서 “이 법은 논쟁적인 사안에서 한쪽 입장만 허용하고 다른 쪽은 억압하고 있어 헌법 문제는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일하게 반대한 케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이번 판결이 의료 규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전문가의 발언을 포함한 치료 행위를 사실상 규제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판결을 두고 보수 및 종교계는 표현의 자유를 지켜낸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원고 측 변호인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삶을 선택하도록 돕는 대화를 국가가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주요 의료단체와 인권단체들은 전환치료가 효과가 없고 오히려 해롭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캠페인은 “이번 결정은 수많은 청소년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판결은 최근 연방 대법원이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놓는 흐름 속에서 나온 것으로, 향후 성소수자 정책과 의료 규제 전반에 걸쳐 논쟁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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