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마지막날 세이브하면 좋겠네요".
메이저리그 진입후 처음으로 12일 다저스테디엄에 온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김병현(21)은 관심의 대상인 박찬호(26쪾 A 다저스)와의 맞대결에 대한 질문에 웃으며 이처럼 동문서답을 했다. 다음날인 13일 박찬호가 다저스 선발로 등판하는 것을 다분히 의식한 말. 아무래도 대선배인 박찬호를 꺾겠다는 말이 선뜻 나오지는 않는듯 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번째, 하지만 다저스테디엄에서는 처음으로 상면한 두 한인 메이저리거는 양 소속팀간의 4연전 시리즈 첫 게임이 벌어진 12일 경기에 앞서 몸을 풀다가 다시 한번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연습중 짬을 내 외야 센터필드에서 만난 두 사람은 정담을 나누며 홈플레이트쪽으로 걸어나와 기다리던 취재진들에게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그리고 잠시후 각자 서로의 덕아웃으로 발길을 돌렸다. 따뜻한 선후배 관계지만 일단 경기가 시작되면 상대가 꺾어야 할 적이라는 것을 말해주는듯 했다. 과연 박찬호와 김병현의 맞대결은 이뤄질까. 역사적인 맞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김병현은 특유의 장난기 넘치는 천진한 모습에 전혀 변화가 없었다.
- 내일 경기에 나오고 싶은가.
▲요즘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꼭 이겨야 한다. 요즘은 이길때만 경기에 나가니...
- 만약 내일 나오게 된다면 박찬호가 졌다는 이야기가 되니 나오기 싫다는 말인가.
▲(어색하게 웃으며) 글쎄요...
- 어제(11일) 투구내용이 메이저리그에 온뒤 최고로 좋았다고 생각되는데.
▲글쎄 잘 모르겠다.
- 지난 4일 텍사스 전에서 이반 로드리게스에게 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는데.
▲치통이 심해 타이레놀 4알을 먹었는데 약기운으로 정신이 몽롱했다. 심지어는 옆에서 누가 말하는 것도 귀찮았는데 나가라고 해서 나갔다. 하지만 모두 핑계일 뿐이다.
- 요즘 팀내에서 상당히 대접을 받을 것 같은데.
▲평소와 똑같다. 모두 잘 대해주고 서로 장난도 많이 친다.
- 올스타로 뽑힐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웃으며)아직 멀었다. 물론 되면 좋겠지만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앞으로 3년은 지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 팀의 마무리를 맷 맨타이와 함께 맡게되나.
▲아직 내가 마무리가 아니다. 클로저는 맨타이다. 아직도 내가 세이브를 하고나면 괜히 맨타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기분이 이상하다. 나하고 가장 친한 선순데. 그는 아직 어깨가 완전하지 않아 점수차가 좀 있는 여유있는 상황에서 나와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인터뷰가 끝날무렵 팀메이트이자 불펜의 대선배 그렉 스윈델이 지나가면서 김병현이 내일 자기처럼 금발로 염색할 것이라고 한마디 던졌다. 요즘 다이아몬드백스 선수들간에는 금발로 염색하는 붐이 일고 있다고. 진짜 염색할 거냐고 묻자 대답은 "해야죠". 박찬호와 맞대결이 성사되면 금발의 김병현을 보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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