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는 이사할 준비를 하느라 사무실을 정리하고 있었다. “아! 그렇지. 오늘이지!” 생각하고 래디오를 켰다. 마침 김대중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장면을 중계자가 묘사하고 있었다.
그 비행기 계단 아래에선 김정일국방위원장이 김대통령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고... 순간 계단을 내려와 두 남북지도자가 악수를 나누는 모습이 중계되고 북한국민들, 아니 우리의 형제 자매들의 함성과 만세 소리가 드높게 래디오에서 들려왔다. 그순간 나의 눈물샘이 터졌다. 나중에 집에 가서 TV를 통하여 그 장면이 비쳐질 때마다 나는 저 가슴 깊숙한 곳에서 솟아오르는 눈물을 누를 수가 없었다.
이렇게 만나면 되는 것을! 만나면 “그들이 바로 우리들”임을 알게되는 것을! 10년전 처음 북한을 방문했을때 환영하던 인파, 그리고 범민족통일음악회에 참여하려고 판문점을 넘어 기차를 타고 평양역에 도착하는 한국 전통음악예술단을 환영할 때와 그 열기가 새롭게 가슴을 울렁이게 한다. 그리고 누이 매부들과 찾았던 어머니의 모습도 떠오른다.
한 친구에게 소감을 물으니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김대통령은 노벨상 타려고 애쓰는 것 같고 김위원장은 다른 속셈 차리려 하는 것 같다”고.. 그래서 나는 이렇게 응수했다.
“당신 같은 사람이 있어 통일이 안되는 거야. 노벨상 타면 그 분 혼자 타는 거야?”라고.
그날은 남과 북, 해외의 모든 배달겨레가 웃는 날, 아니 자유와 정의를 사랑하는 세계시민이 웃는 날. 그리고 억압과 불의를 좋아하는 자들, 자기 뱃속 차리기만 좋아하는 자들이 우는 날이 될 것이다. 어서 그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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