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에서 출발해서 헤겔에서 완성된 독일의 관념론 철학을 우리는 흔히 계몽주의라고 부른다.
계몽주의의 특징은 전통적인 교리나 학설을 배격하고 인간이 가진 오성(悟性)의 힘으로 이성의 법칙에 따라 대중을 계몽하고 비판적인 학문태도를 견지하는 것이다.
이성(理性)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성립된 관념론 철학은 19세기 말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인간상을 꿈꾸던 낭만주의 철학자들에게 철저하게 배격을 당한다.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니체, 그는 그의 저서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신은 죽었다”고 선언함으로써 기존의 가치체계와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세계를 꿈꾸었다. 신이 죽었으므로 이제 하나님에 대한 의무는 없어지고 인간의 불굴의 의지만 남게 된 것이다. 즉, 나는 무엇을 해야만 한다는 의무의식을 버리고 “나는 뭔가를 하고자 한다”는 자유의지를 취득하게 된 것이다.
모든 것이 거부되는 현실, 그것이 곧 허무주의이다. 그러나 이러한 허무주의는 초인을 통해서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초인은 어떤 사람인가. 그것은 대지의 참뜻을 아는 사람이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한 사람이다.
니체는 삶을 무시하고 그보다 우월한 가치를 내세운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허무주의라고 갈파했다. 그는 기독교란 정(正)은 인간의 죄의식이란 반(反)을 필요로 하고, 기독교를 통해서 인간의 죄의식은 치유되면서 그 둘은 하나가 된다는 헤겔식의 변증법을 사용한 기독교에는 고통 뿐이라고 외쳤다.
니체는 삶을 무시하고 그보다 우월한 가치를 내세운 사상을 반응적 허무주의로 평가했다. 그는 허무주의 속에 내포된 부정적 세계관을 뒤엎고 그것들을 극복할 생성과 힘의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인간이란 존재는 “짐승과 초인 사이에 놓여있는 밧줄이다”라고 말하면서 따라서 인간은 언제든지 짐승도 될 수 있고 초인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초인에게로 안내하는 길잡이가 곧 정신이다. 따라서 정신의 변화가 곧 초인을 인식하게 하는 길잡이인 것이다.
정신이란 그에게 있어 인간을 가장 아름답게 하는 핵심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그의 실존의식이 살아 숨쉬는 것을 발견한다. 살아있는 인간이 그 어떤 것보다 가치있다는 그의 인간 사랑에 대한 지극한 표현에서 나는 니체 철학의 정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하나님만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며 하나님만을 존경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해버리며 하나님만을 믿고 인간과 인간끼리의 관계를 부정하는 전통적인 기독교 도덕을 탈자기화의 도덕이라고 불렀다. 기독교 도덕은 자연적 본능을 상실하게 하며 자기 상실의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그는 신이 중심이 된 세계에서 인간이 중심이 된 우주마을을 꿈꾸었으며 인간성의 회복을 부르짖었다.
사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한 분이신 지라 나약한 인간들의 사랑이 필요하지 않다. 우리가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해야 할 대상은 오로지 주위에 있는 삶의 현장에서 미소를 잃고 인간들의 집단에서 소외당해서 외롭게 사는 병들고 가난하며 허약한 자들이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소리치지 말자.
진정한 믿음은 인간의 심연에서 긴밀한 정신적 교감을 통해 영혼의 불꽃처럼 점화되는 것이다.
니체는 말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그것은 이미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상실한 것이다, 라고. 왜냐하면 말 속에는 진실을 왜곡하려는 교활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며 인간의 마음은 갈대와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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