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학교 우리선생님
▶ 후버초등교 전신혜 교사
약 2주전 후버 초등학교에서는 합창단 학생들이 학부모및 교우들 앞에서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을 공연했다. 초등학생 어린이들이 지난 4개월간 열심히 닦은 실력으로 노래와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공연이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학교 뮤지컬을 연출한 사람은 음악교사 전신혜(44)씨.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7명의 폰트랍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음악을 가르치는 마리아처럼 21년째 후버 초등학교에서 수백명의 어린이들에게 처음으로 음악을 소개해주고 있다.
후버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누구든지 전씨의 거대한 음악교실에서 매주 30분씩 음악의 세계에 들어서게 된다. 전씨는 또 4∼5학년 학생들에게 리코더를 가르쳐 1∼2년간 전씨 밑에서 배운 학생들이 졸업식에서 어려운 밴드음악을 리코더로 연주하는 전통도 있다.
90년대초 미국 학교에서 음악프로그램을 대부분 없애던 어려운 시기에도 후버에서는 전씨의 음악 프로그램을 계속 후원, 해마다 ‘오즈의 마법사’, ‘애니’, ‘올리버’ 등이나 전씨가 여러 노래들을 모아 각색한 뮤지컬이 학교 강당에서 울려 퍼졌다.
71년 중학교를 마치고 미국으로 이민온 전씨는 당시 학생들이 말을 타고 등교할 정도로 시골이었던 리버사이드카운티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영어를 전혀 못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피아노와 노래실력 덕택에 음악반에서 스타가 되었다.
"당시 음악선생님이 너는 커서 음악선생이 되라고 했는데 그때 장래가 결정된 셈이죠."
칼스테이트 풀러튼에서 음악교육을 전공한 전씨는 한국어를 잘하는 덕분에 졸업하고 바로 후버초등학교에 스카웃됐다. 당시 후버초등학교는 한인 학생이 전교생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이민초기자들의 모교였던 것.
전씨는 갓 이민온 한인 학생들이 음악클래스와 합창단을 통해 영어를 쉽게 배우고 자신감을 얻도록 도와주는데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하며 큰 보람을 느낀다.
"남자아이들도 미국학교에 처음 오면 영어를 못해 기가 죽는데 음악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이번 ‘사운드 오브 뮤직’ 뮤지컬에서 캡틴역을 맡은 학생도 이민온지 2년밖에 안된 한인 학생인데 이제는 영어가 완벽하지요."
전씨가 안타까운 것은 후버초등학교에 점점 한인 학생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현재 후버초등학교는 윤혜경 교감과 전씨를 비롯해 6명의 한인 교사가 있지만 한인 학생은 전교생 2,400여명가운데 약 70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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