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랜드슬램대회 18회 우승으로 테니스 정상
80년대를 풍미했던 테니스 여제 마티나 나브라틸로바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테니스를 위해 조국 체크 공화국을 등졌던 나브라틸로바는 미국 망명후 강철같은 집념, 피나는 체력단련과 피트니스로 여자 테니스의 개념을 영원히 바꿔놓았다. 그리고 여자로써는 보기 드문 스피드와 파워넘친 서브앤 발리 플레이로 18개의 그랜드슬램 단식 타이틀을 석권하면서 세계를 정복했다. 그리고 숙적 크리스 에버트와 스포츠세계에 길이남을 드라마같은 라이벌의 역사를 썼다.
올해 43세의 나브라틸로바가 동부 로드 아일랜드 뉴포트에 있는 테니스 박물관 및 명예의 전당에 정식으로 헌액된 것은 지난 주말.
"내가 조국 체크 공화국에서 테니스를 배울때는 배우는 대가로 코트표면을 보수하고 정돈했다. 클레이코트표면의 잡초를 뽑고 움푹 파인 곳은 새로운 흙으로 다지기도 했다"
나브라틸로바가 망명을 결심한 것은 그의 나이 19세때.
"테니스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공산 조국을 떠나야 했다. 이같은 현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힘든 것은 실행에 옮기는 것이었다. 결심에는 희생과 대가가 따르는 것이었지만 선택을 해야했다. 나의 언니와 동생들, 부모, 할머니와의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이킬 수는 없는 것이었다. 테니스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조국을 떠나야했다. 내가 조국을 떠나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미국망명 후 1981년 시민이 된 나브라틸로바는 프렌치 오픈에 참가했다가 낸시 리버맨클라인을 만나면서 테니스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나브라틸로바는 리버맨클라인의 충고에 따라 지금까지 여자테니스선수에게는 볼 수 없었던 근육질을 강조한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얼마 후 르네 리처즈 박사가 나브라틸로바의 코치로 캠프에 합류했다.
나브라틸로바의 경기가 틀을 잡아가면서 크리스 에버트와의 길고 험한 라이벌의 시대도 개막됐다.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라이벌관계에서 절반을 담당하게 된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집단으로 하는 팀스포츠의 라이벌관계는 종종 존재하지만 일대일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매우 드물다. 대표적인 것으로 복싱에서 무하마드 알리와 조 프레이저정도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알리와 프레이저가 라이벌이라고는 하지만 생애를 통해 몇번이나 대전했는가. 세 번이 고작이다. 나는 에버트와 선수생활을 하면서 무려 80번을 싸웠다. 이 대전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경기력을 향상시키며 보다 우수한 선수로 거듭났다"
나브라틸로바가 여자테니스에 끼친 영향은 아직도 역력하게 남아있다.
체력단련과 피트니스는 선수들에게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조건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나브라틸로바가 세월을 통해 배출된 수많은 선수들 중에서 확연하게 구별되는 것은 그의 실천력강한 운동가적 기질 때문이다.
나브라틸로바는 동성애자 폭탄선언으로 수백만달러의 광고비를 잃었지만 이에 흔들림없이 동성애자들의 권익보호등 미묘한 이슈에 대해 거침없이 말문을 연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와 관련된 모든 법 또한 중요하다. 동성애자들의 권리가 일반과 마찬가지로 동등하게 인정되고 법적 보호을 받게 될 때까지 나는 계속해서 주장을 할 것이다"
나브라틸로바의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는 평생의 복식 파트너 팸 슈라이버, 리버맨클라인, 코치 리처즈 박사, 그리고 어머니 야나 등 그의 테니스 인생을 가능케 한 4명이 자리를 나란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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