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퇴를 앞둔 한인들 사이에서 “이제 고생은 그만하고 한국으로 돌아가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역이민’ 상담이 부쩍 늘었다. 한국의 우수한 의료 시스템과 편리한 생활 환경, 그리고 고국에 대한 향수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아주 돌아가려 할 때, 반드시 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 하나 있다. 바로 ‘국적 포기세’(Exit Tax)다. 평생 미국에 세금을 냈는데 떠날 때 또 세금을 내야 하냐고 묻지만, 자칫 잘못하면 평생 모은 자산의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날릴 수 있는 무서운 제도다.
■ ‘국적 포기세’ 대상은
모든 사람이 국적 포기세를 내는 것은 아니다. 연방 국세청(IRS)은 다음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적용 대상자(Covered Expatriate)’로 분류한다. (시민권자뿐만 아니라, 지난 15년 중 8년 이상 영주권을 보유한 장기 거주자도 포함된다.)
1. 자산 테스트(Net Worth Test): 전 세계 자산의 순가치(Net Worth)가 200만 달러 이상인 경우. (여기에는 미국 집, 한국에 있는 상가, 예금, 주식, 연금 등 모든 자산이 포함된다.)
2. 세금 납부액 테스트(Tax Liability Test): 지난 5년 동안 연평균 소득세 납부액이 일정 금액(2025년 기준 20만 6천 달러, 2026년 21만 1천 달러)을 초과하는 고소득자.
3. 성실 신고 테스트(Compliance Test): 지난 5년 동안 세금 보고, FBAR(해외 금융 계좌 신고) 등 모든 납세 의무를 완벽하게 이행하지 못한 경우. 특히 3번은 자산이 적어도 ‘성실 신고’를 입증하지 못하면 무조건 국적 포기세 대상자가 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가상의 매각 공포국적 포기세의 핵심은 ‘의제 매각(Deemed Sale)’이다. 실제로 자산을 팔지 않았더라도 국적을 포기하는 날 전 세계 모든 자산을 시가(Fair Market Value)로 판 것으로 가정하고, 그 가상의 양도 차익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30년 전 50만 달러에 산 캘리포니아 주택이 현재 250만 달러가 되었다고 가정하자. 실제로는 집을 팔지 않고 명의만 유지한 채 한국으로 가더라도, IRS는 국적 포기 시점에 200만 달러의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고 세금을 부과한다.
물론 면세점은 있다. 2025년 기준 약 89만 달러(2026년 91만 달러 예상)까지의 양도 차익은 공제해준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나 뉴욕 등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지역에 오래 거주한 한인들에게는 이 한도를 넘기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 은퇴 계좌와 한국 부동산부동산보다 더 골치 아픈 것은 은퇴 계좌다. 국적 포기세 대상자가 되면, 보유한 IRA의 전체 잔액이 국적 포기 전날 전액 인출된 것으로 간주된다. 즉, 계좌에 100만 달러가 있다면 그해 소득으로 100만 달러가 잡혀, 최고 세율(37%)의 소득세를 한 번에 맞게 되는 ‘세금 폭탄’이 터질 수 있다.
또한 한국에 보유한 부동산이나 전세 보증금도 자산 200만 달러 기준에 포함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 자산이니 IRS가 모르겠지”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한미 조세 조약과 금융 정보 교환 협정으로 인해 자산 내역은 언제든 추적될 수 있다.
■ 맺음말역이민을 결심했다면, 비행기 표를 끊기 최소 1~2년 전부터 치밀한 ‘엑시트 플래닝(Exit Planning)’을 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증여를 통해 순자산을 200만 달러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평생 증여 면제 한도(2025년 약 1,399만 달러, 2026년 1,500만 달러 예상)를 활용해 배우자나 자녀에게 자산을 미리 이전함으로써 ‘자산 테스트’ 기준을 피할 수 있다. 또한 지난 5년간의 세금 보고 기록을 검토하여 누락된 부분이 있다면 수정 보고를 통해 ‘성실 신고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아름다운 귀향이 세금 재앙이 되지 않도록 국적 포기세는 반드시 전문가와 함께 사전에 ‘뇌관’을 제거하고 떠나야 함을 명심하자.
www.jclawcpa.com
<
존청 변호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