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지난 5월20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린 시드니올림픽 태권도 대표선수 선발전에서 한인친구 에스더 김(20)양의 양보로 올림픽 출전권을 얻어 훈훈한 감동과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케이 포우(18)양은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에스더의 우정에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샌디에고에서 마무리훈련을 하던 도중 캘리포니아 태권도협회가 주최한 후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LA한인타운을 찾은 포우양은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 특히 태권도인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선수단을 후원해 줘 마음이 든든하다"면서 "에스더의 우정에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 남은기간동안 훈련에만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병원 캘리포니아 태권도협회 회장은 "포우는 에스더와의 감동적인 미담으로 인해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중 하나로 떠올랐다"며 "닷새전에는 후안 사마란치 IOC위원장이 에스더에게 전화를 걸어 포우의 경기모습을 함께 관전하자고 제의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강 회장에 따르면 김양의 헌신적인 우정은 올림픽 대표 선발전이 끝난뒤에도 계속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합숙훈련이 열렸던 지난 7월에는 김양이 2주동안 포우의 실전감각을 유지시켜 주기위해 스파링 파트너로 함께 땀을 흘렸다는 것이다.
5피트3인치, 103파운드의 체격인 포우양은 현재 플라이급 세계랭킹 1위. 전영인 헤드코치는 포우양이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입었던 무릎부상에서 완쾌돼 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남자부의 후안 미구엘 모레노와 함께 금메달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릴때부터 친구 사이인 포우양과 김양은 지난봄 올림픽 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1장뿐인 올림픽 출전티켓을 놓고 맞붙게 됐으나 포우양이 준결승전에서 무릎부상을 입어 출전하지 못하게 되자 김양이 "실력이 좋은 포우가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옳다"며 몰수패를 자초, 출전권을 넘겨줬다. 이들의 깊은 우정과 희생정신은 진정한 태권도와 스포츠 정신을 가르쳐온 김양의 아버지 김진원씨의 가르침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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