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팀들간의 서브웨이 시리즈가 된 2000년 월드시리즈가 21일 오후 5시 양키스테디엄에서 막을 올린다. 과연 누가 이길까. 관록으로 보면 단연 뉴욕 양키스가 까마득하게 앞선다. 하지만 떠오르는 패기의 선수들이 모여있는 뉴욕 메츠의 무서운 상승세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아무래도 14년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오른 메츠보다도 월드시리즈 타이틀 3연패를 노리는 양키스쪽으로 저울이 기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통산 25차례 우승을 거둔 저력의 양키스는 지난 96년부터 월드시리즈 12연승을 기록하고 있는 불멸의 챔피언이다. 그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시리즈 3차전서 연승행진을 시작, 98년 샌디에고 파드레스를 싹쓸이로 물리쳤고, 지난해는 브레이브스에 다시 전패수모를 안겨주며 2연패를 달성했다. 게다가 양키스는 이번 시리즈에서 홈구장 이점까지 안고 있어 이번 뉴욕 ‘야구형제’간의 대결에서 누가 형인지 분명하게 보여줄 것을 장담하고 있다.
메츠의 알 라이터-마이크 햄튼 왼손투수 ‘원투펀치’가 상당히 까다로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까다롭기는 양키스 타자들도 만찬가지. 끈질기기 짝이 없는 양키스 타자들은 섯불리 공에 방망이가 안나가며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는 파울볼을 연발하며 마음에 드는 공이 올때까지 버티기로 유명하다. 양키스가 후반 역전극을 잘 벌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메츠의 1차전 선발인 라이터는 양키스에 강한 면이 있지만 투구수가 많은 경향이 있어 5, 6회를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2차전에 등판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MVP 마이크 햄튼 또한 일류투수지만 사이영상을 5차례 수상한 양키스의 ‘로켓’ 로저 클레멘스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탈삼진 15개를 잡아내며 1안타 완봉승을 거뒀던 그 위력을 과시하는 날에는 어림도 없다. 또 양키스는 포스트시즌 불패신화(8승무패)를 이어가고 있는 올랜도 허난데스가 3차전선발로 버티고 있고 불펜에는 포스트시즌 3년동안 단 한점만을 내준 특급 마무리투수 마리아노 리베라가 대기하고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아서 로즈를 연상케하는 아만도 베니테스와 이제 40살 나이에 마음만 앞서는 잔 프랭코에 운명을 건 메츠보다는 훨씬 든든하다. 외야수에서도 새내기 트리오(티모 페레스, 베니 아그바야니, 제이 페이튼)가 나서는 메츠보다는 스타군단(버니 윌리엄스, 데이빗 저스티스, 폴 오닐)이 포진한 양키스가 훨씬 막강하다.
하지만 메츠의 전력도 만만치 않은 것은 분명하다. 만약 좌완 원투펀치인 라이터와 햄튼이 호투하고 클레멘스가 포스트시즌 부침을 다시 거듭한다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메츠로서 승리를 바라보려면 햄튼이 등판할 6차전에서 승부를 끝내야 한다. 시리즈가 최종 7차전으로 가면 ‘엘 두께’ 허난데스가 버티고 있는 양키스의 저력을 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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