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개사에 이르는 타운 광고회사들의 광고주 유치경쟁은 치열하다. 특히 항공·자동차등 광고물량이 많은 기업을 놓고는 각사의 운명을 걸다시피 한 불꽃튀는 수주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한 광고회사 관계자는 "지명도 높은 미 대기업과 한국서 진출한 항공·자동차회사 광고 대행사가 되면 자연히 공신력이 높아져 로컬업체 광고를 따는 데도 아주 유리하다"고 말한다. 미대기업 광고주를 놓친 타운 광고사는 이로 인해 직원을 한꺼번에 10명이상 줄이는등 한때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광고회사들은 대 광고주 유치를 위해 학연, 지연등을 이용한 갖가지 로비를 물밑에서 동원하기도 하지만 큰 광고주들은 객관성 유지를 위해 3∼4개 광고사에 프레젠테이션(Presentation) 기회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 모터 아메리카는 최근 4개 광고회사로부터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받아 이중 한 업체를 대행사로 선정했다.

기업의 광고 대행사들은 비교적 자주 바뀌는 편이다. 광고회사간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불성실 서비스’가 대행사 교체이유가 되기도 한다. 한국 한 대기업은 신문·TV등 매체의 광고료 납부도 맡고 있는 자사 광고대행사가 이를 제때 지불하지 않고 돈을 돌린 혐의를 잡고, 대행사 계약을 취소하기도 했다.

로컬 업체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곳은 은행. 연간 광고예산은 홍보비를 더해도 최대 30만달러 내외로 광고예산이 많지는 않으나 안정적 고객인데다 은행이 가지는 이미지때문에 타 소매업소 유치에 유리하다.

대부분의 경우 광고주와 대행사간에 계약이 아예 없거나 계약서를 작성하더라도 불성실등의 이유로 대행사 계약을 언제든 해지할 수 있게 하는 단서조항을 다는등 불평등 계약이어서 광고대행사들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쫓아가고 있다고 한다. 질좋은 광고를 제작하기 힘들고, 대행사들이 성장하지 못하는 악순환은 이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고 일부 관계자들은 주장한다.

타운 광고회사중 일부를 제외하면 풀타임 직원 2∼3명으로 영세성을 면치 못한 곳이 많다. 신규업체도 1∼2년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기 일쑤다. 타운 광고사들이 안고있는 가장 큰 문제는 ▲주류사회 닷컴기업으로 1.5세를 주축으로 한 디자이너들이 많이 유출돼 유능한 인재 확보가 힘들고 ▲가격경쟁으로 단가를 낮추다보니 좋은 광고를 제작하기 힘든데다 ▲새 아이디어를 내기보다 표절이나 모방등으로 프로패셔녈리즘이 부족하고 ▲영세성 때문에 광고주의 허위, 과장광고 요구를 견제하기 힘들다는 점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악순환을 극복하기 위해 규모가 비슷한 업체들끼리 합병을 통해 최소 직원 10명안팎 수준으로 몸집을 늘려 리서치기능을 강화하고 상호 장단점을 보완하면서 좁은 한인시장에서 가격경쟁을 벌이기 보다 주류사회 대기업을 상대로 마케팅을 벌여 주류업계와 타운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단순 광고보다는 예를 들어 버드와이저나 필립 모리스등의 공익광고나 기업이익 환원 프로그램을 많이 유치, 홍보와 사회봉사 기능을 겸해야 대행사도 성장하고 타운경제도 살찔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아시안계 인구는 캘리포니아 주민의 13%, 미국민의 3%로 미대기업도 무시할 수 없는 수치인데다 센서스 결과가 발표되면 이보다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대행사의 미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어느때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