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수입 증대" 주장에 "환경적 인종차별" 맞서
셀마-몽고메리구간의 고속도로는 길을 따라 서있는 소나무와 포플라, 간간이 눈에 띄는 바비큐 하우스와 주유소등 전형적인 앨러배머주의 풍경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일부 사람들은 이 땅을 잘 활용하면 돈벌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천연의 시멘트’라고 부르는 이 지역토양은 매우 단단한 진흙으로 쓰레기 매립지로 이상적이기 때문이다.
앨러배머 주지사의 친구가 포함된 몇몇 사람들은 주간고속도로 I-80 주변의 이 땅을 매립지로 조성하되 다른 주의 쓰레기는 유입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매립지 조성으로 발생하는 수익을 낙후된 론디스 카운티와 분배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정치인들은 이 프로젝트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직업창출효과도 있을 것으로 고대하고 있다. 론디스 카운티는 주민 1만3,000명 가운데 거의 40%가 최저생활수준을 밑도는 가난한 지역이다.
하지만 민권운동을 통해 이 지역의 풍요로움을 발견하는 사람도 많다.
1965년 3월 80번 고속도로를 따라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의 54마일의 행진이 펼쳐진 곳이 바로 이 곳이기 때문이다. 이 행진은 흑인들에게도 백인과 동등한 투표권을 보장한 1965년의 유명한 투표권법의 통과를 가져왔다. 당시 도로주변의 흑인농가들은 행진참가자들이 자신들의 농장에서 야영을 할 수 있게 도왔다. 행진 다음 날 디트로이트에서 참가한 주부 바이올라 리우조가 총격을 받고 숨진 곳도 이 곳이다. 또 유권자등록에 용감하게 참여, 백인 주인들로부터 미움을 사 쫓겨난 흑인 소작인들이 소위 ‘텐트 시티’를 만들어 정착한 곳도 바로 여기다.
국립공원 관리국은 고속도로를 따라 뻗어있는 이같은 역사적 의미를 지닌 지점 가운데 일부를 유적지로 지정했다.
언젠가는 관광객들이 여기를 보기 위해 몰려들고 이들을 수용할 레스토랑과 호텔들이 도로변을 따라 세워지면서 고용도 창출될 것을 꿈꾸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 유적지보존에 앞장서고 있는 사람 가운데는 흑인민권운동가 제시 잭슨목사, 1965년 행진에 참가했던 조지아주 출신 연방하원의원 존 루이스등이 포함돼 있다. 잭슨목사는 얼마 전 열린 매립지조성 반대집회에 참석, 연설을 했는데 이들은 매립지조성을 ‘환경적 인종차별’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다.
"이건 모독이다. 한편으로 역사적인 사건을 기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그것을 훼손할 수는 없는 것이다"
1965년 행진참가자로 현재 론디스 카운티 셀마-몽고메리 행진유적지 보존단체를 이끌고 있는 밥 맨츠는 말한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유적지 쓰레기매립을 둘러싼 이 논란이 과거 남부의 전형적인 흑백간의 갈등 양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다.
백인은 백인대로 그리고 흑인은 흑인대로 의견이 엇갈려 흑인과 백인이 연합하고 있는 이 양상은 좀체로 앨러배머에서 보기 힘든 광경이다.
매립지조성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사람은 카운티 최초의 흑인 셰리프국장을 역임한 존 휼릿 판사로 그는 미국최초의 흑인정당 론디스 카운티 자유당을 발족시킨 인물이다.
반면에 매립지조성에 반대하는 그룹중에는 론디스보로의 주민들이 포함돼 있는데 이 곳은 주민들의 거의 대부분이 백인인 부자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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