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비는 두번 울지 않는다
▶ 클리퍼스는 위저즈에 94~103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가 빈스 카터(토론토 랩터스)에게 확실하게 본때를 보여줬다. 코트위 재주넘기와 사격술이라면 어느쪽도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맞수. 그들이 토론토에서 맞딱뜨린 17일 겨루기 한판에서 브라이언트는 40점을 명중시킨 반면 카터는 고작(?) 31점을 꽂아넣는 데 그쳤다.
연장전에 가서야 결판이 난 이날 혈투에서 레이커스가 짜릿한 승리(104-101)를 거둔 것은 그에 따른 당연한 전리품이었다. 그러나 양팀 모두 100점을 넘기고서도 3점 차이로 우열이 갈린 데서 보듯 승부는 초반부터 불꽃튀는 접전이었다.
레이커스가 토론토팬들의 일방적 랩터스 편들기에도 불구하고 브라이언트와 ‘학사 공룡’ 샤킬 오닐을 앞세워 1, 2쿼터(25-23, 28-26)를 내리 따내고 3쿼터(23-15)에서는 그 격차를 더욱 벌려놓았지만 4쿼터(15-27)는 완전히 랩터스의 몫. 12점차 리드를 무위로 돌린 허망함을 딛고 다시 코트에 오른 레이커스는 연장전에서 13-10으로 앞서며 다 된 죽에 코를 빠뜨릴 뻔했던 지경에서 겨우 벗어났다.
승부의 백미는 응당 브라이언트와 카터의 맞대결. LA 코트에서 맞붙은 1차 대결에서 카터에게 유린당했던 브라이언트는 카터를 찰거머리처럼 따라붙으며 슈팅발사를 훼방놓았고 카터 역시 뒤질세라 브라이언트의 길목마다 나타나 가로막을 쳤다.
4.6초를 남기고 페이드어웨이 점프슛을 시도하다 파울을 당한 뒤 자유투 2개를 명중시키며 91-91 동점을 만든 카터는 버저소리와 동시에 3점포를 발사하던 브라이언트의 시야를 가로막아 연장전행. 초반 브라이언트 페이스에서 후반 커터 페이스로 이어진 둘의 공방은 연장전 종료 19초를 남기고 브라이언트가 2개의 자유투를 고스란히 꽂아넣어 레이커스에 4점차 리드를 안겨주며 사실상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코트의 생존법칙에 따라 코트에서 생긴 일. 커튼이 내려진 뒤 브라이언트는 먼 곳을 내다보는 사려깊은 답변으로 1차전 굴욕에 대한 복수심 따위를 캐묻는 기자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그건 신경쓰지 않았다. 사람들은 개인 대 개인의 그날그날 대결에 흥미를 느낀다. 하지만 모든 게 끝났을 때, 우리의 커리어가 끝났을 때 누가 더 많이 챔피언십을 차지했는가를 갖고 우리를 판단할 것이다."
32차례 야투중 무려 22차례나 오발탄을 쏜 카터(브라이언트는 29개중 14개 명중) 역시 둘의 맞대결에만 현미경을 들이대는 코트밖 사람들의 태도에 선을 긋기는 마찬가지였다.
"우린 둘 다 사람들이 우리의 멋진 플레이를 보고싶어한다는 걸 알고 있다. 괜히 흥분한 나머지 각자 최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뭐 미쳤다고 경기장에 나와 관전하겠는가."
기나긴 독학끝에 지난 15일 루이지애나 스테이트 입학 11년만에 학사모를 쓴 오닐은 28득점·8리바운드로 자기 체면은 세웠다.
지난주 금요일 디비전 선두 피닉스 선스를 때려눕히는 대반란을 일으켰던 LA 클리퍼스와 구단주 마이클 조단이 팬들에게 민망하다고 토로할 정도로 부진의 늪을 허우적거려온 워싱턴 위저즈간 LA 대결은 103대94로 위저즈승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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