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베즈 ‘낙마’따라 다른 후보들도 거센 인준 저항 직면
"급히 먹는 밥은 체한다." 오는 20일 출항하는 ‘부시호’가 항구를 떠나기도 전부터 풍랑에 흔들거리고 있다. 대선 혼돈으로 뒤늦게 정권인수작업에 들어갔던 부시진영은 노동장관 지명자였던 린다 차베즈의 중도하차로 조급한 인선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또 지금까지의 인선 내용으로 볼 때 행정부 출범후에도 일부 실세 각료들 사이에 불협화음이 예상되는데다 백악관 진용도 적지 않은 문제점을 지닌 것으로 지적돼 높은 파고가 예상된다.
■너무 서두른 각료지명
부시진영은 지난주까지 행정부 진용 구성을 끝낸다는 목표아래 이를 추진해 왔다. 그리고 일단 진용완비를 끝낸 듯 했다. 그러나 그 부작용이 이번 차베즈케이스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대선 혼돈으로 36일을 허비했던 부시진영이 각료지명을 스스로 정한 시한내에 끝내려다 보니 지명자들 신상조사가 철저히 이뤄지지 못했으며 차베즈가 그 대표적 경우이다. 차베즈는 정권인수위원회에서 이뤄진 기자회견을 통해 지명철회 요청을 발표하면서 부시측으로부터 어떤 압력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부시의 정무담당 보좌관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치분석가들은 차베즈의 중도 하차로 애시크로프트 법무지명자등 일부 부시 각료지명자들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던 이익단체들의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행정부 갈등 우려
부시 대통령 당선자가 카리스마는 있지만 외교정책 경험이 전혀 없고 정치경력도 일천해 참모에게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행정부내 중량급 각료들간의 갈등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부시 당선자는 인선과정에서 "한 팀으로 일할 수 있는 인물을 뽑는다"는 원칙을 가장 중시했지만 인선 결과는 이런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주목되고 있는 인물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지명자.
그는 부시 당선자가 고심 끝에 국민적 인기를 얻고있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중량급 인물로 기용했지만 포드행정부 시절 최연소 국방장관을 역임하면서 보인 행태 때문에 외교안보팀의 조화와 협력을 깰 불씨가 될 수 있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럼스펠드는 당시 업무 장악력과 추진력은 뛰어났지만 전략무기제한협정Ⅱ(SALTⅡ) 협상 과정에서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에 딴죽을 걸었던 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때문에 국제적인 논쟁거리가 되고있는 국가미사일방위(NMD) 체제 추진을 놓고 이를 대외적으로 설득해야 할 입장에 있는 파월과 국내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일 것이 확실한 럼스펠드의 충돌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다.
파월-럼스펠드의 갈등에다 미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부통령으로서의 입지를 노리고 있는 딕 체니까지 가세하면 외교안보팀의 팀워크는 자칫 최악의 상황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불안한 백악관 진용
부시 당선자를 측근에서 보좌하는 백악관 참모들간의 갈등 가능성도 외교안보팀에 못지 않다는 지적이다. 백악관 참모 중 1인자인 비서실장 자리에 앤드루 카드가 임명돼 있지만 현재의 역학구도에서는 처음부터 제 몫을 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가 부시 당선자의 아버지 때 맺은 부시 일가와의 인연으로 기용되기는 했지만 부시 당선자와의 유대나 신뢰면에서는 오히려 부시를 주지사 시절부터 측근에서 보좌해온 캐런 휴즈 백악관 고문과 칼 로브 수석보좌관이 더 앞서 있다.
이 상황은 부시의 신임을 얻기위한 백악관 내부의 충성경쟁을 가열시킬 소지가 있으며 부시당선자는 쓴소리를 듣지 못하는 인의 장막에 가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부시 행정부가 이를 극복한 후에도 핵심 각료와 보좌진들의 원만한 팀워크 유지는 여전히 내부 과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 부시 당선자가 어떤 지도력으로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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