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이 서로 더 많은 돈을 갖겠다고 벌이는 집안싸움처럼 흥미로운 구경거리도 흔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출신인 애나 니콜 스미스가 억만장자 남편의 유산을 둘러싼 법정싸움에 증인으로 출두하기 시작한 지난 주 텍사스 주민들은 수퍼보울 경기보다 이 재판을 더 흥미진진하게 관전했다.
고함, 독설, 통곡, 한숨이 뒤섞인 스미스의 요란한 법정진술은 매일저녁 텍사스 TV의 헤드라인 뉴스를 장식했다.
"이 재판은 웬만한 TV 드라마보다 훨씬 낫다. 스미스는 아주 재미있는 여자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즐겁다. 얼굴도 매우 예쁘지 않은가"
재판 방청객 가운데 한 사람인 58세의 릴리안 사이프리드는 말했다.
사이프리드 여인은 스미스의 얼굴을 보기 위해 손자를 돌보는 일도 남에게 맡기고 법원을 찾았다.
해리스 카운티법원에서 진행중인 이 재판이 개시된 것은 작년 9월말.
법원주변에서는 이 재판이 스미스와 J. 하워드 마샬 2세간의 14개월간의 결혼생활보다 오래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991년 시작된 스미스와 마샬의 로맨스는 전국 타블로이드 신문들의 단골 메뉴가 된지 오래다.
당시 마샬은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외로운 80대 노인이었다.
마샬이 스미스를 만나기 전에 사귀었던 누드댄서 레이디 워커는 성형수술을 받다가 선천성 뇌결함으로 사망했다.
전속 운전사가 ‘지지 카바레’로 차를 몬 1991년의 어느 날 오후 마샬의 인생은 영원히 바뀌었다.
당시 카바레의 무대위에서는 스미스가 춤을 추고 있었다.
비키 린 호건이 본명인 스미스는 웨이트리스 출신의 독신모였다.
"카바레에 왔을 때 마샬은 매우 슬퍼보였다. 때론 우는 것 같았다"
지난 주 법정에서 스미스는 이렇게 증언했다.
여하튼 무대위에서의 스미스의 관능적인 춤은 마샬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
스미스가 1993년 플레이보이 잡지 ‘올해의 모델’을 거쳐 유명패션 ‘게스 진’의 모델로 발탁되는 등 상승세를 타면서 마샬은 스미스에게 보석, 선물, 돈을 퍼부으면서 물량공세를 펴기 시작했다.
마침내 두 사람은 1994년 6월 휴스턴에 있는 한 드라이브 인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마샬의 나이는 89세, 스미스는 26세. 마샬은 이듬해인 95년 8월 사망했다. 유산상속싸움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화장한 마샬의 유골도 아들인 E. 피어스 마샬과 스미스가 반씩 갈랐다.
이번 재판은 원치않는 가족 재결합의 자리가 됐다.
현재 LA에 거주하고 있는 스미스는 이미 1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둔 상태.
작년 9월 LA 연방파산법원은 "남편이 재산의 절반을 내게 주겠다고 약속했었다"고 주장한 스미스의 편을 들어 무려 4억5,000만달러의 승소판결을 내렸다. 마샬이 남긴 재산은 20억달러로 추잔되고 있다.
이에 대해 피어스는 "스미스의 이름은 아버지의 유언장에 언급돼 있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피어스는 아버지의 유산은 기껏해야 6,000만달러를 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새파란 의붓엄마와 늙은 아들간의 코미디같은 유산싸움은 한동안 많은 화제를 뿌릴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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