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퇴근할 시간이 되면 문 앞에서 기다리는 개나 고양이, 실신한 주인에게 부리로 찬물을 물어다 끼얹어 깨웠다는 새등, 인간과 애완동물 사이에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유대관계가 존재해왔는데 최근 주인의 마음을 읽는 앵무새가 등장,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 엔키시는 겉보기는 그저 평범한 콩고 아프리카산 암놈 회색 앵무새지만 이 새를 대상으로 일련의 텔레파시 실험을 해본 전 케임브리지대 연구원은 그 결과에 아연실색했다고 말하고 있다.
"주인의 생각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파악한다"고 경탄하는 루퍼트 셸드레이크는 왕립학회원으로 케임브리지대에서 연구했으며 ‘주인이 집에 오는 때를 아는 개를 비롯한 동물들의 또 다른 미지의 힘’이란 책을 쓰기도 했다.
엔키시의 주인인 에이미 모개나(42)는 맨해튼에 사는 프로덕션 디자이너로 셸드레이크가 1999년에 쓴 이 책을 읽고 그의 웹사이트(www.sheldrake.org)를 통해 그와 접촉했다. ‘코미디 센트럴’’VH1’등에서 일하는 그녀는 자기의 앵무새를 보면 셸드레이크가 반드시 흥미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모개나가 엔키시의 능력을 처음 발견한 것은 어느날 ‘빌리지 보이스’지에 실린 애인구함 광고에 실린 노출이 심한 사진을 보면서 "야, 상당히 자연스럽게 찍었네"라고 생각하는 순간 방 저쪽에 걸린 새장에 있던 엔키시가 "어마, 저 예쁜 나신을 좀 봐"라고 말을 한 날이었다.
흥미를 느낀 셸드레이크는 엔키시의 초능력을 이중으로 측정했다. 즉 모개나는 한 방에서 사진을 보고 있게 하고 앵무새는 새장 속에 넣어 다른 방에 둔 다음, 한 대의 카메라로 모개나가 보고 있는 사진을 녹화하고 다른 카메라로는 55피트 떨어진 곳에 있는 앵무새가 하는 말을 녹화했더니 새가 내뱉는 말 중 많은 것이 모개나가 보고있는 사진과 관련된 것이었다. 그중 한가지 예를 들면 모개나가 한 여자가 남자를 포옹하는 사진을 보고 있을 때 2층 새장 안에 있어 모개나가 들고 있는 사진을 보지 못하는 엔키시가 "내가 좀 껴안아도 돼?"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셸드레이크에 따르면 이 실험중 엔키시가 한 123가지 코멘트중 32개가 바로 모개나가 보고 있던 사진 속의 이미지와 적중하는 것으로 그렇게 맞출 확률은 10억분의 1도 안된다. 셸드레이크는 사람과 동물 사이의 정서적 유대에 의한 텔리파시는 가능하다고 말한다. 엔키시의 경우 특히 주인과 매우 강력한 연관을 갖고 있다. 모개나는 그동안 아동용 터치톤 전화 및 기타 장난감을 이용하여 하루에 6시간쯤 엔키시에게 어휘를 가르치고 이 앵무새가 구사하는 단어 560개정도를 모두 기록해 놓았다.
셸드레이크는 엔키시에 관한 이 예비연구 결과는 케임브리지대학의 임상수의학과지 11월호에 게재했는데 이 대학의 동물복지학과 교수 도널드 브룸은 "일반적으로 매우 훌륭한 보고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납득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고 있으며 셸드레이크의 웹사이트에서 ‘엔키시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는 이 일에 회의를 표시하는 과학자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브룸 교수는 엔키시의 텔리파시 기술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엔키시의 의사소통능력만은 대단히 뛰어나다고 감탄하고 있다. MIT 교수로 1999년에 ‘알렉스 연구:회색 앵무새의 인지 및 의사소통 능력’이란 논문을 쓴 아이린 페퍼버그의 연구대상이던 다른 똑똑한 앵무새 ‘알렉스’를 능가한다는 것.
페퍼버그가 20년동안 연구한 결과 앵무새들은 말을 흉내내는 것 이상의 능력을 갖고 있어 주 연구대상인 알렉스의 경우 열쇠, 상자, 분필 같은 물건들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색깔이나 모양에 따라 분류까지 했음이 밝혀졌던 것.
이미 이 분야에선 저명인사가 된 알렉스에 이어 등장한 엔키시의 능력은 반드시 과학적으로 연구돼야 할 것이라고 브룸교수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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