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사회 시리즈 - 기본을 지키자 <3>
횡포부리는 아파트 업주·꼴불견 입주자
LA 한인타운내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모씨는 집안 화장실만 보면 답답하고 화가 난다. 욕조 배수시설이 고장나 아파트 한인 매니저에게 여러 차례 고쳐달라는 요청을 했으나 벌써 수개월째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히터 고장으로 겨울 들어 가족들이 한달째 감기로 고생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수리 요구도 무시당했다.
참다 못한 김씨가 아파트 소유주에게 항의하자 그는 매니저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하더라는 것. 김씨는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지만 해도 너무 한다"고 말했다.
이같이 한인 아파트 소유주·관리자와 한인 입주자들간의 갈등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아파트 렌트가 크게 오른 데다가 그나마 빈 아파트도 찾기 힘든 아파트 렌트 시장 상황이 계속되면서 이같은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YWCA 한인 소비자상담실에 따르면 이같은 한인 입주자들의 불만사례가 한달 평균 10여건씩 접수되고 있다.
한인 입주자들은 아파트 소유주측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항의해 봐야 제대로 시정이 되기는커녕 ‘억울하면 나가라’는 식으로 나오니 어쩔 수 없다는 호소다.
역시 타운내 한인 소유 아파트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달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차의 창유리가 깨지고 차체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같은 일이 벌써 두 번째인 데다가 같은 날 하룻밤새 다른 한인 입주자들의 차량 3대도 비슷한 피해를 당해 아파트의 한인 매니저에게 이를 알리고 아파트 차원의 주차장 안전대책을 요구했으나 무시당했다.
김씨는 더욱이 다른 피해자들이 ‘매니저나 집주인에게 얘기해 봐야 불이익이나 당하지 소용없다’고 체념하며 그냥 넘어가려는 것을 보고 더욱 기가 막혔다고 한다.
심지어는 한인 매니저가 한인 입주자들을 차별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송모씨가 사는 타운내 한인 소유 아파트의 경우 터마이트 소독을 위해 입주자 모두가 3일 동안 건물을 비워야 했는데 외국인 입주자들에게는 이 기간 묵을 호텔 방을 제공하며 양해를 구한 반면 한인 입주자들에게는 ‘친척이나 아는 집에 가 있으면 되지 않느냐’며 이에 동의하는 서명을 강요했다는 것. 송씨는 시주택국에 문의하여 결국 3일간의 숙박비를 보상받았고, 김씨의 경우는 이를 한미연합회 분쟁중재센터에 신고하여 현재 중재과정을 밟고 있다.
아파트 관리측의 입장에서도 일부 한인 입주자들에 대한 불만이 많다. 아파트에 일정기간 묵는 장기 방문자가 있을 경우 매니저에게 알려야함에도 이를 지키는 한인들은 거의 없고 처음에는 2∼3명이 사는 것처럼 계약한 뒤 몰래 5∼6명까지 입주하는 한인 테넌트들도 많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파트 소유주와 입주자간 분쟁으로 지난 1년간 한인 아파트 소유주협회를 통해 제기된 퇴거소송만도 150여건에 이르고 있다. 관계자들은 "법적인 문제를 떠나 이제는 한인 건물주와 입주자들간의 신뢰회복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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