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년간 러시아에 기밀정보를 넘겨준 연방수사국(FBI)의 베테런 수사관 로버트 샌슨을 둘러싼 의문이 계속 증폭되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핸슨의 혐의는 제임스 본드영화속에 나오는 스파이에 익숙한 우리에게 이해하기 힘든 문제들을 제시한다.
핸슨으로 하여금 조국과 가족과 동료를 배반하게 만든 배경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 의문에 대한 궁금증을 크리스토퍼 앤드루는 ‘MICE"라고 푼다.
소련의 악명높은 정보기관 KGB의 역사를 기술한 ‘칼과 방패’의 공동저자 앤드루는 머리글자로 구성된 ‘MICE’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
▲돈(Money)-핸슨은 현금, 다이어몬드등 모두 140만달러상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요즘의 스파이세계에서는 돈이 가장 보편적인 미끼라고 말한다.
▲이념(Ideology)-이념은 냉전시대 소련을 위해 일한 1세대 스파이들의 중요한 동기였다. 지난 1953년 처형된 미국 스파이 줄리우스와 에델 로젠버그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또 영국 정보기관에서 일하면서 소련 스파이로 암약했던 유명한 킴 필비도 여기에 속한다. 필비는 지난 1963년 소련으로 탈출했다.
▲타협(Compromise)-정보분야 종사자들의 개인적 금전문제, 순탄치 않은 결혼생활, 섹스스캔들도 상대국 정보기관에서 노리는 취약점이다.
▲자아(Ego)-대중적으로 유명해지는 것은 거의 누구나 원하는 것이지만 이떤 사람들은 자기자신의 미로같은 심리세계속에서 비밀스럽게 유명해지려는 자아적 욕구가 있다.
조국을 배반하는 스파이들은 이같은 요소의 하나 혹은 여럿이 결합해서 만들어 진다.
"냉전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이념적인 요소는 점차 사라지고 대신 그 공백을 돈이 메우게 됐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역사학자 앤드루는 말한다.
이념은 퇴색했지만 자아적 동기는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
"핸슨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련 스파이 킴 필비가 되고 싶어했다"
연방검찰이 공개한 서류에 따르면 핸슨은 어려서부터 평생동안 필비에 남다른 흥미를 갖고 있었다.
"거짓말을 하면서 혹은 비밀스런 인물을 모방하면서 느끼는 스릴은 모두 자아를 성취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매사추세츠 대학 심리학 교수 로버트 펠드먼의 설명이다.
스파이들은 스릴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미국심리학협회장을 지냈고 현재는 필라델피아의 템플 대학에 재직중인 프랭크 팔리는 이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타입 T 퍼스낼리티’라고 부른다.
"타입 T 퍼스낼리티의 사람들은 위험, 신비, 도전, 모험, 불예측성등을 좋아한다. 만약 핸슨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그는 사회적, 개인적, 가정적, 직업적인 책임과 제약에도 불구하고 자아를 추진한 매우 강한 타입 T 성격이다"
팔리는 분석한다.
FBI에서 25년이나 잔뼈가 굵은 핸슨은 아내와 여섯 명의 자녀와 함께 워싱턴 D.C.의 교외지역에서 조용하게 살았고 주일에는 교회에도 나갔다.
전문가들은 "가족을 경제적으로 돕고 있다"는 스파이의 믿음이 종종 자신의 체포에 대한 우려를 상쇄시킨다고 말한다.
"스파이들은 비밀과 바꾼 돈을 자신을 위해 쓰지 않는다는 것으로 모든 것을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다. 나을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탐욕이 아니라는 논리다. 또 죄와 벌이 꼭 평행하지 않는 현대사회의 부조리도 이같은 행위를 부추기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펠드먼 교수는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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