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이 밤낮으로 주차전쟁을 치르고 있다.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이면 몰려드는 고객들로 북적대는 한인타운 상가나 한인밀집지역에 있는 아파트단지 길거리에는 매일 주민들 사이에 살벌한 주차전쟁이 벌어진다. 서로 주차공간을 차지하려다 접촉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예사고 주차문제로 인해 운전자간에 시비가 붙어 욕설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 주먹다짐까지 벌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한 세대당 자동차 한 대 주차만 허용받는 타운내 대부분의 아파트 거주자들은 저녁 퇴근시간이면 주차할 곳을 찾기위해 아파트 건물을 몇 번씩이나 돌아야하고 결국은 서너블럭이나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위험을 느끼며 걸어와야 한다.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주차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그 누구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LA시내 주차관련 법규에 따르면 식당면적이 1,000스퀘어피트(sqft) 미만일 경우 200sqft당 1대씩,1,000sqft 이상일 경우 100sqft당 1대씩 주차할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 하며 식당을 제외한 소매상일 경우 무조건 250sqft당 1대씩 세울수 있는 주차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아파트의 경우 2베드룸은 2대, 1베드룸은 1.5대, 싱글은 1대를 주차할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96년 4월부터 발효된 이 규정들은 건물 신축이나 증축, 또는 용도를 변경할때만 적용되기 때문에 이 규정 적용전에 건설된 타운내 대부분의 아파트나 쇼핑센터는 이 규정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고명수 건축설계사는 "대다수 한인업소나 아파트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현재로선 한인타운 주차난을 해결할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3가와 베렌도 근처의 2베드룸 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상민(36)씨는 최근 두번째 차를 구입했으나 새차를 회사주차장에 세워놓고 부인이 출 퇴근시 회사로 픽업해주는 불편을 겪고 있다. 아파트 주차장에 자리가 없으니 당분간 차를 길거리에 세우라는 아파트 매니저의 통보를 받았기 때문. 이씨는 "길거리에 주차할 자리도 없지만 몇블럭씩 떨어진 곳에 주차하자니 마음이 불안해 할 수없다"고 전했다.
3가와 킹슬리 인근의 아파트 싱글에서 룸메이트와 함께 살고 있는 직장인 김우택(30)씨도 매일 주차전쟁을 치르면서 산다. 김씨는 "저녁시간 아파트 근처 길거리에 차를 세우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탄식했다. 8가와 카탈리나 근처에 사는 박모씨(40)의 경우 한인타운내 열악한 주차환경 때문에 학수고대하던 새차구입을 포기한 케이스. 박씨는 "새차를 사면 차 1대는 매일 길거리에 주차해야 하는데 주차장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인타운 상가의 주차난도 마찬가지다. 자리도 없지만 너무 비좁고 더블 파킹으로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LA시 규정에 따르면 상업용 건물의 주차면적은 차 1대당 100인치, 소형차의 경우 90인치로 돼있으나 대부분의 한인상가 주차면적은 기준치에 비해 모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과 뉴햄프셔 코너에 있는 샤핑몰에서 주차요원으로 일하는 심모(50)씨는 "주차문제로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하루에 평균 5건은 넘는다"고 말했다.
최모씨(29)는 "누군가가 운전석 문을 열수도 없을만큼 차를 옆에 바짝 붙여놔 울화가 치밀어 남의 차를 발로 걷어차 상처를 입힌 후 도망갔다"고 털어놓았다. 또 올림픽과 버몬 근처에 있는 뷔페 식당 주차장에 차를 세우려다 자리가 없어 할 수없이 발레파킹을 한 곽모씨(30)의 경우 식사후 차를 되찾았을 당시 멀쩡했던 운전석 문짝에 허옇게 긁힌 자국이 있는 것을 보고 격분, 파킹보이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타운으로 몰려드는 인구 때문에 이같은 주차전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별다른 해결책은 없지만 ▲인근 건물과 주차장 공유 ▲업주간 협의 등을 통해 주차난을 해소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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