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호텔리어’서 반항아 웨이트리스로 ‘변신’
참한 송혜교(20)가 어느새 반항아가 돼있었다. 배우란 역할에 따라 이미지가 바뀐다고는 하지만 두달만에 만난 송혜교는 생각보다 훌쩍 커버린 느낌이다.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태웠던 <가을동화>가 끝난 이후 만났을 때 그는 그 끝자락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아 조금은 흥분된 표정이었다. 그런데 MBC TV 미니시리즈 <호텔리어> 첫방송을 앞두고 만난 송혜교는 역할 때문인 듯 눈가에 애잔한 슬픔은 온데간데 없이 뭔지 모를 ‘오기’ 같은 게 느껴졌다.
<호텔리어>에서 그가 맡은 김윤희. 서울호텔을 인수하려는 아버지 때문에 김승우 송윤아와는 본의아니게 적대적인 관계다. 김승우를 좋아하게 되고, 한 사람을 사랑하는 감정을 승화(?)시켜 결국 자신만의 일을 찾게 된다.
"한 남자를 좋아해 자아를 발견하게 되고, 거기서 진정한 호텔리어로 눈을 뜨게 된다는 게 장용우 PD가 말하는 윤희의 캐릭터"라고 부연 설명해 준다.
드라마 초반엔 반항아 이미지가 강하다. 돈만 아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아버지에게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반항은 하지만 그걸 풀어낼 대상과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주저앉아 버리는, 겉만 화려한 젊은이들과 달리 그는 새로운 목표를 정하는 기특한 청년이다.
"변신하려고 작정했던 건 아닌데, 자연스럽게 은서의 이미지를 떨칠 수 있게 됐어요. 김승우 송윤아 배용준 선배 등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좋구요."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도 2년생 징크스가 있듯 배우들도 히트작 후 곧이은 후속작에 대한 부담감은 크다. "저 혼자서 모든 걸 책임지지 않을 수 있어 마음 편하다"고 말하는 데서 그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하긴 이제 겨우 스무살인 그가 드라마 한편 성공했다고 많은 걸 혼자 책임지기는 힘들 것이다.
<가을동화> 이후 <호텔리어>로 새롭게 등장하는 동안, 그는 무척 바빴다. 한때 섭외가 들어왔던 CF만 20개가 넘었다. 그중 ‘아침햇살’ ‘클라이드’ ‘에뛰드화장품’ ‘SK넷츠고’등 굵직한 4개만 계약했다. "너무 많이 비치면 사람들이 식상해할 지도 모르잖아요"라는 게 그 이유.
그리고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김범수의 뮤직비디오 <하루>를 찍으러 캐나다에도 갔다왔다.
<가을동화> 파트너 송승헌, 지진희와 함께 찍었던 <하루>는 <가을동화> 만큼이나 애절한 화면으로 꽉 차있다.
캐나다에서도 일정이 빡빡해 잘 놀지는 못했다. 그러다 3월초 <호텔리어> 미국 촬영때 타이틀 촬영을 핑계삼아 따라갔다.
"미국에서 선배들과도 많이 친해졌어요. 제 촬영은 없었지만 따라다니기에도 바빠 라스베이거스에선 하루도 놀 수 없었죠. LA로 넘어와 친구들을 만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관광’이란 걸 다녔을 뿐이예요."
여행은 사람을 친하게 만든다. 촬영 초반(비록 촬영이긴 하지만), 외국 여행을 함깨 갔다왔기 때문인지 배우들과 스태프진들의 팀웍이 남다르다고 한다.
"승우 오빤 분위기 메이커예요. 덕택에 늘 웃을 수 밖에 없죠. 윤아 언니도 세심하게 잘 챙겨주고, 같은 소속사인 용준 오빠도 친오빠처럼 자상해요."
하지만 너무나 쟁쟁한 선배들이어서 그런지 어려운 점도 있다고 한다. "선배들한테 말할 때 한번 더 생각해요.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그래서 오빠들이 ‘왜 네가 엉겨붙지 않느냐’고 타박할 때가 있어요. 그런데 솔직히 어렵긴 어렵죠. 나이 차이가 꽤 나는데."
<가을동화>에서도 호텔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던 그가 <호텔리어>서도 중반 이후 웨이트리스 제복을 입고 등장할 예정이다. 제복입은 모습처럼 자신을 반듯하게 하는 건 좋지만 자칫 인기를 어찌할 줄 몰라 허둥대는 사이 딱딱한 이미지로 팬들 앞에 서는 건 경계해야할 듯 싶다.
김가희 기자 kahee@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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