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의 <친구>가 전국을 휩쓸면서 극중대사와 촬영 뒷얘기가 극장가의 화제로 떠오르는 가 하면 각종 진기록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먼저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는 극중 `동수’(장동건)가 피살되면서 투박한 사투리로 이승에 남긴 마지막 말을 선뜻 알아듣지 못한 관객들이 "동수가 죽으면서 뭐라고 한 거야"라며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아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준석’(유오성)과의 갈등끝에 노상에서 준석의 부하에게 복부를 수차례 흉기에찔린 동수가 눈을 부릅뜨고 죽어가면서 내뱉은 대사는 "고마해라, 많이 묵었다 아이가!". 이 말은 "그만해라, 많이 먹었다"란 뜻의 억센 부산 사투리다.
하이라이트인 이 장면은 장대같은 소낙비가 퍼붓고, 동수는 우산을 받쳐든 부하와 함께 차를 타기위해 대기하고 있던 차쪽으로 걸어가고 있는 사이 준석이 이끄는상대조직의 하수인이 그 차에서 내리고 우산을 들고 있던 부하가 배신해 동수의 등에 칼을 꽂는 가 하면 뒤이어 우산을 파는 청년으로 위장한 또다른 하수인이 달려들어 동수의 복부를 마구 찌르는 신이다.
곽 감독은 물론 배우 장동건도 이 장면 촬영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한겨울에 3일간 진행된 촬영장에서 비를 흠뻑 맞은 장동건은 20여차례의 반복 촬영에도 추위를 느끼지 못한 듯 "죄송한데요. 제 감정대로 한번만 더 찍으면 안될까요"라고 제안하는 투혼을 발휘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는 후문.
부산에서 100% 촬영된데다 시종일관 부산사투리 대사가 이어지고 비릿한 바닷가냄새가 스크린에 배어 있는 `부산영화’인 <친구>는 8일 현재 전남 광주 관객 20만4천278명을 동원해 부산관객 30만8천194명 동원기록을 바짝 뒤쫓는 등 `스크린 동서화합’을 이끌고 있다.
또한 영화흥행을 주도하는 10-20대초반 젊은 관객들에 밀려 `비주류 관객’으로치부돼온 386세대들과 중.장년층이 `아련한 기억을 더듬으며’ 이 영화의 주류 관객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도 눈에 띈다.
`잔인한 4월’로 통할 정도로 비수기인 극장가에 흥행돌풍을 일으키는데 성공함으로써 4월 징크스를 깬 영화란 명성도 얻게 됐다.
부산시가 부산에서 올 로케한 이 영화를 기념하는 한편 영화속에 등장하는 자갈치 시장, 영도다리, 범일동 굴다리, 용두산공원, 우암동 산동네, 대변항 등 촬영지를 선택해 관광상품화하기 위해 `<친구>의 거리’를 조성키로 한 것도 이채롭다.
15일에는 영화진흥위원회 양수리 종합촬영소에서 서영훈 한국적십자사 총재 초청형식으로 박지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전 문화부장관)과 김한길 문화부장관, 최재승 국회 문화관광위원장, 이수성 전총리, 유길촌 영진위원장 등 각계인사 50명이 부부동반으로 이 영화를 관람한다.
(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 = 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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