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삭스 이만수 코치…본국팀 감독 제의 받아들일 용의
‘이치로 열풍’의 진원지를 찾아온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이만수 코치는“3년 동안 배운 선진야구 기술을 한국에 접목, 일본의 이치로·사사키보다 더 훌륭한 한국선수를 배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매리너스와 세이프코필드에서 3연전을 치르는 도중 기자와 만난 이 코치는“작년 세 군데 한국팀에서 감독 제의를 받았으나 화이트삭스와 계약 때문에 사양했다”고 밝혔다.
AL 최고 승률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작년과 달리 올해 바닥권을 헤매고 있는 팀 사정으로 본국 복귀의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이코치는“지난 3년동안 타격과 포수 이론을 완벽하게 정리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덧붙였다.
이 코치가 미국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지난 98년. 15년 넘게 몸담았던 삼성 라이언즈와 불편하게 관계를 청산하고 코치 생활을 모색하던 중 시카고 매니지먼트 회사 CSMG를 통해 클리브랜드 인디언스 산하 싱글A팀 코치로 스카웃됐다.
상견례 자리에서 구단 관계자들이 이씨의 이력서를 보고“이렇게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왜 싱글A 코치를 하느냐”며 직접 타격 시범을 요구했다. 은퇴 후 6개월만에 처음 방망이를 잡은 이 코치는 10개의 투구 중 6개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헐크포’의 괴력을 믿지 않은 구단 관계자들이 다음 날 재차 시범을 요구했고 이코치는 보란 듯이 7개를 다시 넘겨 인정을 받았다.
1년을 싱글A에 머문 이 코치의 다음 보직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 불펜코치. 부임 첫해 팀이 마이너리그 최고 왕좌에 오르며 실력과 근면함을 겸비한 이 코치 주가도 함께 올랐다.
이 코치는“마이너 리그 선수들이 빅 리그로 진출하면서 나를 좋게 말해준 것 같다”며“2년째가 되니까 작년에 무심코 지나쳤던 부분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이코치는 첫 부임한 싱글A팀에 다른 동양인이 없어 의사소통은 물론 한국음식도 눈치보며 먹는 등 설움이 많아 이민가방을 꾸렸다 풀었다하며 눈물도 흘렸다고 말했다. 그는“불미스럽게 선수생활을 마감하면서 쌓인‘악’이 나를 미국에 머물게 했다”고 말했다.
힘든 미국 생활을 이기게 해 준 또 다른 힘은 신앙. 안수집사인 이코치는“신앙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과거의 서운함을 모두 털고 오로지 본국야구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코치는“상체를 이용한 동양타법이 공 맞추는 데는 미국타법보다 뛰어나다”며 이치로를 예로 들었다. 이코치는 이 타법이 체중이 실리지 않아 비거리가 짧은 것이 단점이라고 지적하고“이를 교정할 수 있는 노하우를 이미 터득했다”며 본국에 돌아가 이를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코치는 화이트삭스와 동향팀인 내셔널 리그의 시카고 컵스가 최희섭과 권윤민 등 한국 선수를 보유, 동료코치들이 자신에게도 한국 선수를 데리고 오라고 성화라고 귀띔했다.
그는“성실함과 예의를 갖춘 한국, 일본 선수들에 대한 미 구단의 선호도가 차츰 늘어나고 있다”며 조만간 동양계 선수들이 중남미 선수보다 더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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