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베이가 범행물품 구입했던 마을주민들 죄책감
최근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파사건의 주범 티모시 멕베이의 사형집행이 연기되면서 이 사건에 대한 아픈기억이 새로이 되살아나고 있다.
오클라호마 폭파사건은 미역사상 본토에서 일어난 최악의 테러사건으로 기록된 엄청난 비극이었다.
현재, 공범 테리 니콜스는 종신형 수감중이고, 멕베이는 5월 16일 예정이던 사형집행이 연기된 상태다. 두 범인들에 대한 법적절차는 완료됐지만, 그들의 범행과정에 본의 아니게 관여했던 이곳의 많은 주민들의 아픈 기억은 여전히 남아있다.
1995년 4월 19일 사건이 발생하기 전 몇 달 동안, 멕베이와 니콜스는 이곳 켄사스주 중동부 지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2톤의 폭탄을 준비했었다.
특히, 멕베이와 니콜스가 사건을 공모하고 준비했던 캔사스주 헤링턴 지역에서는 아직도 이 사건의 아픈 기억이 아물지 않고 있다.
그중에서도 두 테러범에게 각종 범행물품을 팔았던 상점주인들은 자신들이 ‘우연의 공모자’가 되었다는 죄의식을 떨치지 못한채 살고 있다.
이곳 주민들의 명예 또한 크게 실추되었다.
원래 헤링턴은 은퇴한 노령의 군인가족들이 많이 거주하던 타운이었다. 따라서, 타운에 대한 주민들의 자긍심이 유난히 높았다. 그러나, 오클라호마 사건 이후부터 이곳 주민들은 그 사건의 불명예를 뒤집어쓴채 살고 있다.
사고발생 당시 헤링턴 시장이던 바바라 매스틴 여사는 회상한다.
"얼마 전에는 우리 타운 노인들이 텍사스로 버스여행 중이었는데, 주변사람들이 버스에 적힌 헤링턴 지명을 보고 야유를 퍼부었다"
멕베이와 니콜스가 범행물자들을 구입한 곳은 캔사스주 맨해턴에서 헤링턴에 이르는 77번 도로의 약 50마일 구간이다. 범인들은 이곳을 왕복하면서 주변상점에서 각종 범행물품을 구입했다.
범인들에게 총을 팔았던 패트릭 리빙스턴은 1972년부터 이곳에서 총포상을 운영하며 약 4만정의 총기를 판매해 왔다.
리빙스턴은 1995년 1월과 2월에 니콜스에게 두 정의 45구경 글록권총을 판매했고, 그보다 앞선 1991년에는 맥베이에게 같은 종류의 권총을 판매했다. 멕베이는 오클라호마 청사 폭파후 체포될 당시 이 권총을 소지하고 있었다.
사건직후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것은 멕베이가 1993년에 구입한 다른 권총이었다.
구입당시, 멕베이가 291달러22센트 금액의 부도수표를 사용한 것이 결정적 단서가 되었다. 수사관들이 리빙스턴에게 두 개의 합성사진을 제시했을 때, 리빙스턴은 즉석에서 멕베이를 지명했다.
이에 대해 리빙스턴은 말한다.
"문제의 수표가 아니었다면 결코 멕베이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리빙스턴은 사건해결의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후, 한동안 반정부 군사단체들로부터 많은 협박전화를 받았다.
또한, 범인들에게 범행에 사용된 라이더 트럭을 렌트해 주었던 엘든 엘리옷은 아직도 그생각만 하면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는 "그 녀석들이 왜 하필 나한테 와서 트럭을 렌트했단 말인가"라며 자조섞인 푸념을 늘어놓는다.
헤링턴 남쪽 10마일 지점에는 인구 225명의 링컨빌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이곳은 니콜스가 94년 다섯 달 동안 도나휴 가족의 농장에서 일했던 곳이다. 니콜스는 링컨빌에서 일하면서 사건직전 2만 5,000달러 상당의 방갈로를 구입했다. 이 방갈로에 전기전화 시설, 케이블 TV 등 각종 편의시설을 설치해 주었던 사람들도 비슷한 죄책감을 경험하고 있다.
"수많은 무고한 어린 생명과 사람들을 죽인 티모시 멕베이가 순교자가 되려 하고 있다"
많은 주민들은 이렇게 분노를 터뜨린다.
특히, 이곳 주민들 가운데는 자신들이 조금만 더 세심한 주의를 했더다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회환을 토로하는 사람이 많다.
전기수리업자 짐 존스가 그 대표적 경우다.
존스는 사건직전 2톤의 폭탄을 실은 범인들의 트럭이 자신의 사무실 빌딩옆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것을 여러차례 보았다. 존스는 "그 때는 누군가의 가구를 실은 트럭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말한다.
아직도, 사람들은 범인들이 범행을 준비하여 오갔던 77번 도로를 지날때마다 오클라호마의 비극을 연상하게 된다고 말한다.
해링턴 주민들은 비즈니스차 객지에 나갈 때도 이 사건의 불명예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토로한다.
최근, 헤링턴의 케이블 TV회사 직원인 로버타 에릭슨은 인근 토페카시로 쇼핑을 나갔다. 물건을 사고 계산대에 개인수표를 내놓자, 수표상의 주소를 알아 본 한 여성이 "오, 당신네 타운이 왜 유명해졌는지 우리 모두가 잘 알죠"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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