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선한 싸움"다룬 서적, 영화 쏟아져 나와
최근들어 2차대전을 소재로 한 서적과 영화들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쟁을 몸소 체험했던 상이용사들이 하나 둘씩 세상을 떠나감에 따라, 그들의 생생한 증언을 듣고 싶어하는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한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39세의 젊은 작가 햄턴 사이즈의 "유령군인들: 2차세계대전의 가장 극적인 임무의 잊혀진 스토리"도 이같은 세태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 책은 미군역사상 최대의 항복으로 기록된 필리핀 바탄에서의 항복사건과 포로들의 처절한 생존투쟁을 그리고 있다.
그때 일본군에 포로로 잡혔다가 살아남은 포로들은 지금도 자신들을 "유령들"이라고 부른다. 그들은 2차대전중 필리핀 바탄에서 일본군에게 포로로 잡힌 후, 포로수용소까지 정글 70마일 코스에서 "바탄의 죽음의 행진"으로 불리는 살인적 행진을 강요당했다.
행군도중 일본군들은 동작이 굼뜨거나 병약한 포로들을 총검으로 찔러 죽였고, 이질이나 식수부족으로 사망한 포로들도 부지기수였다. 마지막까지 행군에서 살아남은 포로들은 카바나츄안 포로수용소에서 글자그대로 지옥같은 3년의 세월을 보냈다.
1945년 초반까지 수용소에 살아남은 연합군 포로들은 513명이었는데, 이들은 생존의 희망을 완전히 포기하고 있었다. 특히, 전쟁말기 일본군이 미군에 밀려 퇴각하면서 자신들의 잔인함을 은폐하기 위해 잔존포로들을 모두 사살한다는 소문을 있었고 때문이다.
최근의 전쟁 회고붐은 출판계 외에 TV 스페셜과 영화 분야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선도한 것은 1998년작 영화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였다. 이 영화는 2차대전 중 벌어진 한 전투신을 극적으로 리얼하게 묘사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파를 던지며 전쟁의 참상을 고발했다. 이어서, NBC의 유명앵커 톰 브로코우가 내놓은 "가장 위대한 세대"라는 책이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면서 전쟁에 대한 회고붐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감지되는기류는 ‘마지막 선한 전쟁’으로 불리는 2차대전에 대한 미국인들의 향수와 더불어, 전쟁세대에 대한 젊인세대의 감사의 표현이다.
1997년만 해도 USA 투데이의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2차대전 관련서적이 단 한권도 진입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톰 브로코우의 서적 두 권을 포함하여 네 권의 관련서적들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포함되었다. 특히, 올해에는 1억 3,500만달러가 투입된 사상최대의 대작영화 "진주만"이 개봉됨으로써, 전쟁추모 물결은 그 절정에 다다른 느낌이다.
"진주만"은 1941년 12월 7일, 일본전투기들이 미군의 태평양 함대가 있던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공격, 순식간에 지옥의 불바다로 만들어 놓은 상황을 재연한 것이다. 이 밖에, 톰 브로코우는 메모리얼데이 연휴였던 지난 5월 27일, 진주만에 관한 2시간짜리 내셔널 지오그래픽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이 프로그램에서 브로코우는 지난 91년 거행된 진주만 50주년 기념행사가 대중들의 무관심 속에 거행됐으며, 당시 행사를 생중계한 유명앵커는 자신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브로코우는 올 12월에 거행될 60회 기념식은 그 때와는 달리 사상최대의 기념식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명 역사작가 스티븐 암브로즈도 최근, ‘선한 싸움: 어떻게 2차대전에서 승리했나’라는 제하의 아동용 전쟁역사책을 발간했다.
이 책은 관련 사진화보들이 곁들여져 아동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암브로즈는 이 책에서 오랫동안 2차대전은 월남전에 밀려 미국인들의 주된 관심영역에서 벗어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암브로즈는 특히 ‘파견자들’같은 책이나 ‘지옥의 묵시록’ 같은 영화들이 모두 미국이 월남전 과정에서 저지른 실수를 지적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왔다고 지적했다.
"이제는 우리가 2차대전에서 어떤 선한 역할을 했고, 어떻게 승리했는지를 사람들에게 상기시켜 줄 때가 되었다"
암브로스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최근들어 젊은 작가들이 전쟁관련 서적출간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도 새로운 현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햄턴 사이즈와 함께 주목을 끄는 신진 전쟁모험작가로는 덕 스탠톤을 들 수 있다. 그가 최근 펴낸 ‘USS 인디애나폴리스의 침몰과 그 생존자들의 증언’이라는 책은 사이즈의 ‘유령군인들’과 함께 할리웃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탠톤의 책은 2차대전 중 태평양에서 침몰된 전함 인디애나폴리스호의 침몰상황과 생존자들이 살아남은 과정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인디애나폴리스호는 1945년 태평양 상에서 일본군의 어뢰에 맞아 침몰했다. 침몰순간 300여명이 즉사했고, 나머지 900여명은 상어떼가 득실거리는 태평양 한복판에서 내던져졌다. 게중에는 5일동안 98마일을 표류한 군인들도 있었는데, 최후까지 살아남은 사람은 321명에 불과했다.
이 밖에, 앞으로 발간예정인 전쟁관련 서적 중 주목을 끄는 것으로는 찰스 오스굿의 ‘2차대전관련 미국유머 명선’과 돈 클래드스터럽의 ‘프랑스의 위대한 보물을 위한 전쟁과 와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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