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더워진데다가 직장 분위기도 날로 캐주얼해져 장사가 잘 안 되는 여자 스타킹 업계가 역지사지로 신상품을 내놓았다. 바로 스타킹은 스타킹인데 발가락은 없는 ‘토우리스(toeless)’ 제품이 그것이다.
토우리스 스타킹은 발가락 부분을 잘라낸 대신,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 사이에 가는 끈을 걸어 양말을 고정시키고 있어 샌들을 신으면 발가락이 나오지만 다리에는 양말을 신은 모양이 된다. 작년 여름 브라질에서 처음 수입돼 그동안 온라인이나 소수의 소매상에서 켤레당 4~7달러에 거래됐으나 올 봄, 여름들어 ‘DKNY’, ‘헤인즈 노 난센스’, ‘휴’ 같은 미국의 주요 스타킹 브랜드들이 백화점에 토우리스 양말 내놓고 이제는 사라져만 가는 고객들을 되잡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요즘 여름에 팬티스타킹을 신는 여자들은 점점 줄고 있다. 워싱턴의 전국주택건축업자협회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케이티 윌슨(20)은 스타킹을 신기도 하고 벗기도 한다고 말한다. 은행에서 25년동안 일한 어머니의 가르침으로 팬티스타킹을 신는다는 윌슨은 역시 어머니가 가르쳐줘서 토우리스를 신어보니 아주 편안해 최근 90도가 넘는 어느 더운 날도 신었다고 했다.
토우리스 스타킹은 필요에 의해 나온 상품이다. 지난 10년동안 나일론 스타킹 생산량은 48%가 줄었다. 나이 든 여자들도 팬티스타킹을 덜 자주 신으며 젊은 여성들은 아예 신는 버릇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스캐럴라이나주 그린보로의 양말제조사 케이저-로스의 제드 홀랜드 부사장은 18~65세 여성의 70%가 팬티스타킹을 신지만 자주 신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DKNY 같은 회사가 밝은 핑크나 파랑색 토우리스 팬티스타킹을 내놓아 젊은이들의 흥미를 끄는 것이 바람직한 추세라고 발했다.
“팬티스타킹 판매고가 하락한 것은 사실”이라는 미국양말협회 회장 시드 스미스는 “회사들이 ‘캐주얼 프라이데이’를 시작하면 팬티스타킹 판매고는 바로 그 회사에서만 20%가 줄어든다”고 말한다. 그에 따라 양말제조업자들은 그물스타킹이나 장딴지까지 오는 스타킹, 무릎까지 오는 스타킹, 누드나 토우리스 같은, 캐주얼한 차림새에 어울릴 제품의 개발 및 마케팅에 치중하지 않을 수 없게된 것이다.
그런데 직장 옷차림의 캐주얼 추세는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전국의 1020개 대규모 고용주가운데 43%는 매일, 15%는 금요일에만 캐주얼한 옷차림을 허용한다고 인력자문회사인 휴잇 어소시에이츠가 2000년에 한 조사 결과는 밝히고 있다.
그러나 팬티스타킹을 신지 않는데는 치러야할 대가가 있다. 뉴욕 같은 곳의 회사들은 오래전부터 드레시한 샌달을 OK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회사들도 많다. 워싱턴의 법률회사 패튼 복스에서 일하는 테리 아이즈너는 “발은 인체에서 가장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부위로 샌달을 신으면 발의 모든 아름답지 못한 것들이 노출되므로 샌달을 신고 싶은 사람은 페디큐어를 하고 발도 남들 눈앞에 내놓을만하게 단장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한다. 발톱에도 손톱만큼 신경을 쓰라는 것.
에티켓 전문가 레티시아 볼드리지는 스타킹도 신지 않은 맨다리로 직장에 출근하는 것은 단정치 못하고 적절치 못한 차림이라고 단언한다. “예법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스타킹과 코가 막힌 구두를 신는 볼드리지는 고용주들이 옷차림과 몸 단장에 관해 엄격한 규칙을 세울 것을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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