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한국에서는 고객 수백만명의 개인정보를 신용카드업체 및 보험회사 등에 팔아넘긴 혐의로 15개 업체와 법인 대표자 15명이 무더기로 정식재판에 회부됐다.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6월까지 고객의 이름,주소,주민등록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L신용카드회사나 Y보험회사 등에 판촉비와 광고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고 팔아넘겼다는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심각한 상태
인터넷을 통해 개인의 신상정보가 새고 있다.특히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들에서는 회원가입시,주민등록번호를 반드시 기입하도록 하고 있어 카드번호나 주소,신용상태,거래실적과 같은 개인정보를 얼마든지 알 수 있도록 되어 있다.개인정보의 유출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인터넷 회원 가입시 밝히게 되는 개인의 정보가 신용카드 회사나 금융관련회사에 자신도 모르게 넘겨지는 방식이 첫 번째 부류가 된다. 물론 회원의 개별적 동의를 거치지 않은 상태이며 따라서 개인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도 없게 되는 결과다.네티즌은 인터넷의 정보를 무료로 이용하게 된 댓가를 톡톡히 치르게 되는 셈이다. 두 번째로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카드 결제시 제3자에 의한 정보 해킹을 당하는 부류다.인터넷을 통한 결제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쇼핑몰의 정보해킹은 가히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성명, 주민번호, 주소, 연락처, e-메일주소 등이 포함된 개인정보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번호, 은행계좌번호 또는 현금카드번호가 포함된 금융정보 및 연봉 등 소득 관련정보까지 알아낼 수 있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개인정보 유출,정녕 막을 방법은 없는가
정보 우선 시대에 살면서 정보와 차단하면서 지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개인정보를 완전히 노출하기도 꺼려지는 상태에서 개인정보 보호야말로 스스로의 선택이 필요해지게 되었다. 인터넷사이트의 회원가입 시에 입력하게 되는 정보는 기본적인 사항으로 최소화시키는 한편, 회원가입 약관에 ‘개인정보 유출은 회원 동의 없이 불가능하며, 업체가 책임지겠다’는 내용이 기본적으로 명시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인터넷을 통한 결제과정에서는 작업표시줄에 자물쇠 모양이 떠 있는지 반드시 확인 후 결제를 해야 한다. 아무리 가격이 싸더라도 자물쇠 모양이 뜨지 않는 쇼핑몰은 SSL (Secure Sockets Layer)이라는 암호화통신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을 뜻한다. 자물쇠 아이콘이 나타난 페이지에서는 해당 사이트와 주고받는 모든 정보가 암호화돼 제3자의 해킹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얘기다. 원하지 않아도 제3의 타인이 자신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시대, 때로는 따뜻한 차 한잔으로 그 사람을 속깊이 알 수 있는 아날로그식 정보 교환이 그리운 것이다.
인터넷 칼럼니스트 권일지
(coffeena@ihk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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