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망속의 아프간 난민들 인간변신 ‘뭉클’
▶ ★★★★½
이란의 아프간 난민들의 고통과 절망과 굶주림의 현상을 통렬하니 사실적으로 그린 심오하고 감동적이며 강렬한 이란 작품이다. 영화 서두에 현재 이란에는 140만명의 아프간 난민들이 있다고 적고 있는데 미국의 아프간 공격 이후 이 숫자는 크게 늘어났다. 매우 시의에 맞는 작품이다.
아프간 접경지역인 이란의 한 도시의 공사장에는 아프간 난민들이 싼 임금에 막노동을 하고 있다. 공사장의 인간성 있는 감독 메마르는 관리가 현장 점검을 나오면 불체자들인 아프간 사람들을 숨기느라 숨이 턱에 찬다.
공사장의 잔심부름꾼인 이란 청년 라티프(호세인 아베디니) 는 싸움 좋아하는 수탉 같은 친구. 라티프는 노동하다 다리를 다친 아버지를 대신해 신분을 사내로 속인 아프간 소녀 라마트(자라 바라미)에게 쉬운 일을 빼앗기고 중노동을 하게 되자 라마트의 일을 계속 사보타지 한다.
그런데 라티프가 우연히 라마트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라티프는 소녀에게 잘 보이려고 애를 쓴다(코믹터치를 입혔다). 라티프는 서서히 소녀에게 연정을 느끼면서 그녀에게 친절을 베풀고 소녀는 청년의 이유 없는 친절에 조용히 반응한다. 그러나 갑자기 라마트가 공사장을 떠나면서 그리움에 못 견딘 라티프는 님을 찾아 나선다.
라티프는 수소문 끝에 중노동을 하는 라마트를 찾아내고 이때부터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 라마트를 돕기로 한다. 그가 끝까지 자기 신분을 감춘 채 선행하는 모습이 마치 성자 같다.
마지드 마지디 감독(’천국의 아이들’) 작품으로 영상미가 매우 곱다. 로맨티시즘과 감정이 가득한 작품 속에 색채를 서정적으로 채색 참담한 분위기에 온기를 제공한다. 카메라가 작은 것들을 아끼며 그들을 통해 감정을 대변하고 있다. 바구니에서 쏟아지는 물건들을 번갈아 주워담는 라티프와 라마트의 손, 라마트의 머리칼 한 올이 매달려 있는 머리핀 그리고 쏟아지는 빗물(’바란’은 비라는 뜻으로 라마트의 본명이다)에 채워져가는 라마트가 남기고 떠난 발자국.
어둡고 슬픈 내용이어서 감상적일 수도 있는 것을 감독은 감상성을 통제해가며 간단명료하고 맑고 아름다운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영화 내내 한마디 안하는 자라 바라미의 표정이 가득 숨어 있는 얼굴이 잔상으로 오래 남는데 자기 희생을 통한 인간 변신의 이야기가 영적 체험을 준다. PG. Miramax. 13일까지 뮤직홀(310-274-6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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