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원정경기차 뉴욕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을 찾은 LA 레이커스의 센터 샤킬 오닐은 올 시즌 "뉴욕 닉스의 몰락은 패트릭 유잉의 트레이드에서 그 뿌리를 찾아야 한다"고 명쾌하게 지적했다.
"전설적인 선수를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한 후에는 그 후유증이 반드시 나타나게 된다"
오닐은 덧붙였다.
닉스가 15년만에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탈락 일보직전에 있다는 사실이 이런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실 2000년 9월 닉스가 38세의 노쇠한 센터 패트링 유잉을 시애틀 수퍼소닉스로 보낼 때, 유잉이 팀에 공헌할 여지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 후 닉스 구단이 보여준 일련의 트레이드 과정은 재정적으로 경솔했고, 농구측면에서도 의문투성이였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시즌 초반, 제프 밴 건디 감독의 갑작스런 사임과 주력선수인 마커스 캠비의 지속적인 부상, 그리고 래리 존슨의 조기은퇴 등이 닉스의 몰락을 부채질했다. 그 결과 닉스의 선수연봉 총액은 8,550만달러로 NBA를 통틀어 최고지만, 향후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유잉 트레이드의 씨앗은 "1999년 플레이오프에서 유잉이 없었다면 닉스가 더 나은 성적을 올렸으리라"는 여론에서 시작됐다.
동료선수들은 물론이고 일반대중, 심지어 메디슨 스퀘어 가든의 데이브 체커츠 총재까지도 동일한 생각을 했다. 화가 난 유잉은 재계약이 물 건너간 상황에서 트레이드를 요구했고, 구단측은 기다렸다는 듯 유잉을 내보냈다.
닉스는 유잉을 보내는 대신, 노쇠하고 부상이 잦은 선수들을 패키지로 데려왔다. 당시 닉스는 네 팀이 연루된 맞트레이드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애틀랜타의 디켐베 부탐보를 영입한다는 전략이었다. 무탐보는 그 때나 지금이나 NBA 현역 최고의 센터 가운데 한 명으로 맹활약중이다.
트레이드 과정에서 닉스는 일련의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다.
무탐보와 글렌 라이스를 거느린 에이전트 데이빗 포크가 무탐보에 대한 약속을 해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닉스는 포크의 환심을 사기 위해 라이스를 4년간 3,600만달러에 데려왔다. 당시 33세의 라이스가 가진 유일한 대안은 시카고 불스가 제시한 1년간 750만달러 오퍼뿐이었다.
당시 닉스는 무탐보 영입을 위해 눈이 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잉을 시애틀로 보내면서 신체상태가 안 좋은 룩 롱리를 6년간 3,250만달러에 데려온 것도 따지고 보면 무탐보 영입을 겨냥한 포석이었다. 롱리는 2000~01시즌 단 25게임에 출장한 후 은퇴하고 말았지만, 닉스는 그에게 약 2,500만달러를 지급해야 할 처지다. 이에 대해 닉스의 한 고위관계자는 "무탐보를 데려왔다면, 이 모든 트레이드는 성공적일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닉스는 지난 여름 단행된 3각 트레이드를 통해 또 한번의 큰 실수를 저질렀다.
당시 닉스는 찰리 워드의 신체상태를 잘못 평가해서 라이스를 휴스턴 로키츠로 보내면서, 워드와 함께 셴던 앤더슨과 하워드 아이즐리를 데려왔다. 이로써 닉스는 유잉 트레이드로 생긴 재정적 여력을 아무 소득 없이 탕진했다. 그리고 이 트레이드의 주된 목표였던 워드는 고질적인 무릎부상으로 팀에 이렇다할 공헌을 하지 못했다.
아이즐리를 6년간 3,660만달러에 데려온 것도 큰 실수였다. 당시 아이즐리에게 관심을 보인 곳은 1년간 225만달러를 제시한 달라스 매버릭스의 마크 큐반 구단주뿐이었다.
앤더슨과 6년간 체결한 4,200만달러의 계약도 경솔하기 짝이 없었다.
그 밖에 트레비스 나이트와 맺은 7년간 2,200만달러 계약을 포함, 닉스는 유잉 트레이드 이후 일련의 트레이드를 통해 물경 1억3,740만달러를 쏟아 부었다. 반면 닉스를 떠난 유잉은 시애틀과 2년간 1,700만달러의 계약을 맺었을 뿐이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지금부터다.
닉스가 경쟁력 있는 선수들을 데려오고 싶어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만한 매력적인 대항마가 없는 것이다. 올 시즌 고질적인 부상에 시달려온 마커스 캠비는 트레이드 가치가 형편없이 떨어졌다. 심지어, 내년이면 32세가 되는 래트렐 스프리웰 조차도 나이와 몸값을 고려할 때, 그리 매력적인 상품이 못된다.
리그관계자들은 앨런 휴스턴도 닉스를 떠나기 힘들 것으로 점친다. 6년간 1억달러라는 그의 천문학적 계약규모가 워낙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휴스턴과의 계약은 7,200만달러 정도가 적정수준이었다고 본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제프 밴 건디 감독의 갑작스런 사임도 결코 과소 평가할 수 없는 요소다. 전문가들은 밴 건디가 감독직을 지켰을 경우, 닉스는 이번 시즌에도 최소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밴 건디는 지난 여름, 닉스가 자신과의 장기계약 체결에 뜻이 없음을 확인한 이후부터 팀을 떠날 생각을 해왔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시즌, 닉스의 부진책임을 신임 돈 채니 감독에게 전가하는 것도 온당치 못하다. 채니는 온갖 악재들이 겹친 상태에서 팀을 떠맡았기 때문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