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한여름이 시작되면서 다들 공원, 관광지, 샤핑몰, 이벤트 등으로 뜨거운 여름의 하오를 즐기고 있다. 지난 한 주는 LA갈비, 핫도그, 옥수수 등의 바비큐를 즐겼고 해가 지면서 공원이나 동네 여기저기서 “꽈광”, “딱”, “펑” 하는 불꽃놀이도 보았을 것이다.\
연방 공휴일인 7월4일은 1776년 7월4일 미국 독립선언이 채택된 것을 기념한 날이지,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날은 아니다. 한국으로 보자면 3.1절에 해당되는 날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이 영국에서 벗어난 것은 1783년 9월3일 파리 조약 체결 이후이다.
한국도 1945년 8월15일이 해방의 날이지만 실제로 일제가 항복한 날은 아니다. 8월15일은 히로히토가 라디오 방송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무조건 항복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날이고 일제가 미국전함 미주리호에서 공식적으로 항복문서에 서명한 날은 9월2일, 그리고 9월9일에 총독부 국기 게양대에 일장기가 내려지고 미 성조기가 게양되며 미군정이 시작되었다.
정확한 날짜는 그러하다고 하나 미국은 7월4일, 한국은 8월15일이 가장 많이 대중들에게 기억되는 날이기에 그렇게 정해진 것이다. 21세기 초 제국주의가 전세계를 휩쓸면서 영국,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 네덜란드, 스페인 등 제국의 식민지 70%가 독립을 위해 싸웠다.
그러나 한국처럼 굶어가면서, 죽어가면서까지 격렬하게 투쟁을 벌인 나라는 없었다. 오죽하면 1943년 11월22일~26일까지 열린 카이로 회담에서 미국의 루즈벨트, 영국의 처칠, 중화민국의 장제스, 세 연합국 수뇌는 한국에 대해서 종전 후 자유독립국가로 승인한다는 결의를 했고 12월1일 발표를 했다. 처음으로 한국의 독립이 국제적으로 보장받았으며 이렇게 독립을 보장받은 나라는 우리나라뿐이었다.
한국 근세사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독립운동사이듯이 미국에서도 건국초기 독립운동사가 차지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얼마 전, 브로드웨이에서 아직도 뜨거운 열기로 공연 중인 뮤지컬 ‘해밀턴(Hamilton)’을 보면서 미국의 독립과 건국정신, 오늘의 미국에 대해 생각했다. ‘해밀턴’은 독립전쟁 당시 조지 워싱턴의 오른팔로 미국 최초의 재무장관이 된 서인도 제도 출신 이민자 알렉산더 해밀턴의 이야기다.
독립이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개인의 삶을 내려놓았던 혁명군들, 60년간 집권한 미치광이 왕 조지 3세의 영국군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며 혁명에 성공한다. 이후 뉴욕으로 돌아온 해밀턴은 변호사 공부를 하고 조지 워싱턴의 신임을 받는다. 1789년 토마스 제퍼슨은 프랑스 대사직에서 귀국한다.
중상주의와 강력한 중앙정부를 주창한 해밀턴과 중농주의와 약한 중앙정부를 주창한 제퍼슨이 논쟁하는데 미국의 정당정치가 생기게 된 단초이기도 하다. 이때 워싱턴은 해밀턴 편에 선다, 미국 헌법과 국가 금융시스템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한 해밀턴은 주위의 질투를 사게되고 결국, 숙적 애런 버와의 결투로 비극적 종말을 맞는다.
뮤지컬 ‘해밀턴’은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에 힙합을 결합하여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민, 정체성 등에 대한 토론의 장을 열어주고 미국 역사를 친근하고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든다. 벤자민 프랭클린, 존 애덤스, 토마스 제퍼슨 등 건국의 아버지들이 백인 엘리트라는 고정관념에 도전, 다양한 인종들로 나온다.
또 미국은 이민자들에 의해 세워진 국가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내년이면 미국 독립 250주년이다. 건국의 아버지들이 제정한 헌법은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중일까?
지난 3일 연방의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감세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을 가결처리했고 4일 오후에는 대통령이 서명했다. 이 법은 세금삭감, 불법이민 차단, 부채한도 상향 등 트럼프의 주요공약 관련 내용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팁과 초과근무 수당 세금 면제, 자동차 할부 대출이자 소득공제, 메디케이드 및 보충영양프로그램 지원 대리 삭감 등등 한인들에게는 이롭기도 하고 불리하기도 한 법이다.
한여름의 축제를 즐기는 마음 한켠에는 미국의 법과 연관된 우리의 삶에 대한 고민이 없을 수가 없다.
<
민병임 논설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