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랜디 잔슨 완봉 출발---김병현 등판 기회는 다음으로
’랜디는 웃고 페드로와 로저는 울고….’
2002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의 본격적 막을 연 오프닝데이인 1일 개막전 마운드에 오른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초특급 에이스 3명 가운데 월드시리즈 챔피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좌완 랜디 잔슨은 변함 없이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하며 완봉승의 기염을 토했으나 보스턴 레드삭스의 페드로 마티네스와 뉴욕 양키스의 로저 클레멘스는 나란히 8점씩을 허용하는 몰매를 맞고 초반 KO 당해 시즌 첫날부터 스타일을 구겼다.
1일 애리조나 피닉스 뱅크원 볼팍에서 벌어진 샌디에고 파드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선 잔슨은 38살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게 최고시속 100마일에 달하는 불같은 강속구를 뿜어내며 파드레스 타선을 압도,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잔슨은 시즌 첫 등판임에도 불구, 무려 128개(스트라익 89개)의 공을 던지는 철완을 과시하며 9회를 완투했는데 포볼 1개를 내주고 삼진 8개를 잡아냈으며 6안타를 산발시켰다. 완봉승은 잔슨의 커리어 통산 31번째이나 개막전 완봉승은 생애 처음. 잔슨이 시즌 첫 경기부터 완봉승을 거둠에 따라 불펜에서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몸을 풀었던 D백스 클로저 김병현은 출격 기회를 얻지 못했다.
반면 잔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메리칸리그의 수퍼스타 피처 2명은 차라리 잊고 싶은 개막전을 치렀다. 레드삭스의 희망 마티네스는 홈구장 펜웨이팍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 초반부터 펀칭백처럼 두들겨 맞아 4회를 못 넘긴 채 쫓겨나는 수모를 당했다. 4회 첫 두 타자를 출루시킨 뒤 강판된 마티네스는 공식적으로 3이닝동안 무려 9안타로 8실점(7자책점)해 방어율이 무려 21.00까지 치솟았으며 삼진은 4개를 잡고 포볼 2개를 내줬다. 경기는 치열한 난타전 끝에 블루제이스가 12대11로 승리했는데 마티네스는 부진에도 불구, 패전투수의 멍에는 면했다.
한편 양키스의 클레멘스는 마티네스에 비해 출발은 훨씬 좋았으나 결과는 오십보 백보였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에 마운드에 오른 클레멘스는 3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나가는 듯 했으나 4회말 일순간에 무너졌다. 1사후 내야안타와 포볼 2개로 맞은 만루위기에서 토니 바티스타에 시즌 1호 그랜드슬램을 맞는 등 일거에 5점을 내준 클레멘스는 5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랐으나 또 다시 포볼 2개와 안타로 맞은 주자 만루에서 이번엔 멜빈 모라에 주자일소 3타점 2루타를 맞고 3점을 더 내준 뒤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왔다. 4⅓이닝동안 7안타와 5포볼로 8실점(자책점)한 클레멘스의 방어율은 16.61로 점프했고 마티네스와는 달리 패전투수의 멍에도 따라왔다. 양키스가 오프시즌 1억2,000만달러(7년)에 영입한 거포 제이슨 지암비는 4타수 1안타 1포볼에 그쳤다. 경기는 오리올스의 10대3 압승.
이밖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LA 다저스에서 이적해 간 게리 세필드가 투런홈런을 포함, 3타점을 올리는 활약에 힘입어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7대2로 제압했고 지난해 최다승을 따낸 시애틀 매리너스는 홈구장에서 다크호스 후보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5대6으로 고배를 마셨다. 매리너스 톱타자 이치로 스즈키는 이날 5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 타율 6할의 뜨거운 스타트를 끊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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