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올 시즌 초반에 나타난 한 가지 추세는 많은 야구장에서 관중들의 숫자가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그중 8개팀이 단일경기 최소 관중 기록을 세웠는데, 그 대부분은 1992년이래 건립된 신설구장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시즌 개막 이후, 첫 2주간의 평균관중 2만9,400명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3.5% 감소한 수치다.
분석가들은 전체 시즌에 대한 전망을 내놓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그중 몇몇 구장의 저조한 실적은 시즌티켓 판매고의 영향을 받았고, 이는 다시 미국의 악화된 경제상황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플로리다 말린스의 데이빗 샘슨 회장도 이 견해에 동조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4월의 야구장 관중 동원율은 무엇보다도 시즌티켓 판매고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말린스는 지난 오프시즌 내내 구단퇴출 소문에 시달린 끝에, 첫 2주간 평균관중 1만2,687명을 기록했는데 그중 시즌티켓은 4,000장이었다.
지난해 신설 구장으로 이전한 후 기록적 관중 동원력을 보였던 밀워키 브루워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도 올 시즌에는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20% 가량의 심한 관중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널리 통하는 소위 2년차 구장 징크스에다 저조한 팀 성적이 한데 겹친 결과다.
"우리 팀은 지난 시즌 100패를 기록했다. 팬들은 홈 경기 승리가 적은 구장을 잘 찾지 않는다. 또 미국의 경제도 메이저리그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파이어리츠 케빈 맥클레치 회장의 분석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한 관계자는 "야구는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다. 현시점에서 내려진 판단은 비현실적이다"라고 주장한다.
지난 오프시즌 동안 퇴출 대상으로 지목된 2개팀의 팬들이 전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먼저, 몬트리얼 엑스포스는 전년도 대비 무려 39%의 관중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같은 퇴출 대상이었으면서도 미네소타 트윈스는 38%의 수직 상승률을 보이고 있어 천양지차를 실감케 한다.
올 시즌 야구장 관중감소 추세의 원인으로는 다음의 여러 가지가 지적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 경기침체에 따라 각 팀들의 시즌티켓 베이스가 약화된 데다가, 몇몇 팀 퇴출소문이 악재로 작용했다. 게다가, 요즘에는 각급 학교들의 야간 스포츠 게임이 성행하고 있어 야구장 관객을 잠식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 봄에는 유난히 추운 날씨가 많아 야구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을 둔하게 했다.
홈팀 성적까지 저조한 경우에는 치명타가 된다.
TV에서도 공짜로 야구경기를 비춰주는데, 40도 안팎의 쌀쌀한 날씨에 비싼 돈주고 홈팀이 지는 경기장에 나가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현재의 추세라면 올 시즌 야구관중들은 경기당 1,000명씩 줄어들었고, 이를 전체 시즌으로 환산하면 지난해보다 243만명이 줄어들게 된다. 평균티켓 가격을 10달러로 책정할 경우, 이는 2,400만달러의 수입 감소를 의미한다.
각 구단들은 관중 동원력을 높이기 위해 다각적인 방도를 모색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비롯, 캔사스시티 로열스, 콜로라도 로키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같은 팀들은 무관심한 팬들을 자극하기 위해 갖가지 참신한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다.
디트로이트에서는 타이거스의 관중은 줄고 있지만, 지난 시즌 이후 TV 시청률은 오히려 52%나 늘어났다.
그렇다면, 문제는 야구에는 관심이 높지만 경기장에 나오지 않는 팬들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타이거스는 금요일 밤 스테디엄 폭죽놀이, 토요일 사인회 개최, 일요일에는 아동들의 야구장 베이스 달리기 행사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타이거스는 1993년 이후 승률 5할을 넘겨본 적이 없지만, 같은 기간 NBA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NHL의 레드윙스는 22회의 플레이오프전과 4회의 월드타이틀을 차지했다.
캔사스시티 로열스는 개막전 이후 계속된 쌀쌀한 날씨와 초반 홈 경기 7연전에서 참패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로열스는 상황 타개책으로 고동학교 야구팀들로 하여금 로열스 티켓을 판매해 주도록 유도하고 있다.
즉, 20여 고등학교 야구팀들에 할인가 티켓을 제공하면, 이들이 정가 판매한 티켓의 차익금을 챙기는 대신, 로열스는 팬들을 확보하는 윈윈 전략이다. 지금까지 로열스는 이 방법을 통해 1만4,000여장의 티켓을 판매했다.
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던 유명 스타들의 퇴장도 관중감소의 큰 이유로 작용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대표적 경우다. 두 팀은 매년 300만명의 관중을 손쉽게 동원해 왔지만, 올해만큼은 사정이 다르다.
볼티모어에서는 만년스타 칼 립킨 주니어가 은퇴했고, 로컬스타였던 브래디 앤더슨이 클리블랜드로 이적했다. 그런가하면, 인디언스는 최근 2년간 메이저리그의 유명 스타들인 메니 라미레즈, 로베르토 알로마, 후안 곤잘레스 등을 줄줄이 다른 팀에 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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