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곰탕, 12년째 노인들에 매일 반액 제공
▶ 어버이달 맞아 경로정신 본보기
한식당 주인이 12년째 한인노인들에 곰탕을 반액에 제공, 노인사랑을 실천해와 화제가 되고 있다.
타이슨스 코너의 서울곰탕 소유주인 이내원씨는 지난 90년부터 식당을 찾는 60세 이상 노인들에 곰탕을 5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해왔다.
이 사장의‘경로우대 정책’은 특별한 날이나 행사 때만이 아니라 일년 내내 시간 제한없이 실시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이 사장이 한인 노인들에‘곰탕 사랑’을 시작한 건 지난 90년부터. 86년 문을 연 일식당에 곰탕등 한식메뉴를 추가하면서 어머니에 대한 불효와 한인사회 봉사라는 사명감 때문에 결심했다.
“노모의 반대를 뿌리치고 75년 미국으로 이주해 왔는데 어머니가 2년 후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를 제대로 모시지 못한 점이 늘 한이 됐습니다. 또 제가 화학기술자 출신인데 운에 없는 식당을 하면서 뭔가 뜻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 외로운 노인들에 작은 도움을 주게 됐습니다."
이 사장의 선의는 그러나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서울곰탕은 노인들에 불친절하다는 악소문이 들려와 깜짝 놀랐다. 사정을 알아보니 팁이 박하고 바쁜 시간 오래 자리를 지키는 노인들을 웨이트리스들이 괄시한 것이었다. 이 사장은 당장 웨이트리스 교육에 나섰다.
“경로는 이익이나 대가를 생각하면 못한다. 일하며 어른들을 모신다는 보람으로 생각해달라"고 설득했다.
어려움은 또 있었다. 그가 경영에서 손을 떼고 매니지먼트를 주면서 새 경영주들이 노인우대정책은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하는 것이었다. 그는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새 경영주 선정시 경로우대 정책을 유지하는 것을 우선 조건으로 삼았다.
경로우대가 정착되며 보람도 있었다. 지붕공사를 맡긴 건축회사 사장이“제 부모님도 서울곰탕 애용자인데 늘 뿌듯하게 말씀해오셨다"며“이제는 사장님 마음대로 식당 문을 닫지 못한다"고 해 서로들 한바탕 웃었다.
매일 서울곰탕을 찾는 노인은 20-30명꼴. 특히 주말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가족 손님들로 붐빈다.
식당에서 만난 박현정옹(74. 훨스처치 거주)은“가족들과 월 2-3차례 서울곰탕을 찾는다"며“각박한 세상에 이렇게 고마울 데가 없다"고 말했다.
한동안 강서면옥을 동시 경영하기도 한 이 사장은 두차례 경로잔치를 베풀어 한인 노인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일회성인 경로잔치도 좋지만 한인단체들이 노인 복지에 좀더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며“한인식당가에서도 경로우대를 하지 않으면 장사를 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도미 전 애경산업에 재직하며 식기세척제‘애경 트리오’를 만든 장본인. 한미장학재단과 한글학교협의회 이사로 2세 교육에도 남몰래 노력을 기울여왔다. 서울대 동창회장을 역임했으며 전주 이씨 종친회 이사장을 맡고있기도 하다.
그는“노인들이 대우받는 살맛나는 세상"이 자신의 꿈이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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