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자동차가 아닙니다. 생명을 가진 동물입니다"
한문석씨(52)가 브리더스컵을 비롯한 크고 작은 경마대회에서 우승기록을 세운 경주마들을 길러낸 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말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한씨의 말에 대한 사랑은 부산동래고 재학시절부터 시작됐다. 동래온천 승마클럽에 가입해 승마를 즐기다가 매료된 나머지 승마클럽 소유 5마리의 말중 한 마리를 아예 매입했었다. 한씨의 부친은 부산에서는 알아주던 재력가였다.
동래고를 졸업한 해인 1968년 수의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안고 미국 이민 길에 올랐다. LACC와 UCLA에서 공부를 했지만 미국에서 수의사가 되는 길은 쉽지가 않았다. 결국 수의사의 꿈을 포기하고 식당과 세탁소 등 비즈니스의 길로 나섰지만 말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접은 것은 아니었다. 대학시절 파트타임으로 일했던 은행에서 친했던 동료 직원이 경마광이었던 것도 한씨가 다시 말을 찾게 된 계기가 됐다.
95년 경주마 경매장에 가서 두살배기 경주마 ‘타워 풀’을 1만6,000달러에 매입했는데 2년만에 30만달러의 상금을 벌어주었다. 다시 97년에 2만5,000달러를 주고 구입한 ‘테 아투아’는 28만달러를 벌어 주었고 17만달러를 동업으로 투자한 ‘리레이즈’는 98년 브리더스컵에서 우승을 했다. 브리더스컵은 해마다 연말에 그 해의 최고 경주마 12마리가 겨루는 최고 권위의 경마대회로 리레이즈는 99년 부상으로 은퇴하기까지 8번의 대회에서 7번을 우승하고 2등 한번을 기록했다.
99년 캘리포니아주 경주마위원회가 주는 조련사 자격증을 획득한 뒤 한씨의 경마계 활약상은 더욱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 달의 경마주에도 뽑혔고 경마전문 기자단이 주는 ‘이클립스 어워드’를 받기도 했다. 물론 아무리 말을 잘 골라 매입해 잘 훈련시킨다고 해도 모든 말이 다 우수한 성적을 내주는 것은 아니다. 한씨에게도 실패한 사례가 없지는 않지만 한씨만큼 성공적인 경주마를 길러내는 이는 흔치 않다. 한씨의 최근 성공은 ‘핏 포러 킹’- 현재 사람으로 치면 환갑이 다된 나이인 셈인 9세인데 지난 14개월 동안 9번 뛰어 8번 우승한 기적(?)의 경주마로 경마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간호사인 부인 이순희씨(48)와에 자식이 없어 20마리의 소유 경주마를 자신의 자식처럼 생각한다는 한씨는 지난달 위티어에 국제 승마학교를 설립했다. 한인 수강생들은 많지 않지만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에도 좋은 승마를 배우고 싶은 한인에게는 직접 강의를 할 예정이다. 20마리의 말 중에는 초보자가 타기에 좋은 순한 말도 있고 기수훈련을 받는 이들을 위한 빠른 말도 있어 정도에 맞는 승마교육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주변에 승마 트레일이 잘돼 있는 위티어내로우 팍이 있어 남가주 지역에서 승마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승마 강습은 월요일을 제외한 주 6일 받을 수 있으며 5회 정도 받으면 기초를 뗄 수 있다고 한다.
11003 Rooks Rd., Pico Rivera. 문의 (562)699-1993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