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8시 매그놀리아 스트릿과 웨스트민스터 블러버드 인근 가든그로브 공원에서 공을 차는 한인 30여명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오렌지 조기축구회(회장 황영호) 소속 회원들.
이날 공을 차는 최광우(53, 스탠턴 거주)씨의 발끝에 힘이 실렸다. 축구회의 막내 옥정우(18)군의 눈빛은 예전보다 더욱 빛이 났다. 이날만은 이탈리아팀과의 16강전에서 ‘골든골’을 터뜨려 한국팀 신화 창조의 주역, 안정환 선수에 못지 않게 멋진 골을 넣어보겠다고 단단히 마음먹은 모습이었다.
경기에 임하는 조기축구회 회원들의 이같은 자세 변화는 한창 진행중인 한·일 월드컵 때문이다.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월드컵 대회에서 보여준 끝을 모르는 한국팀의 무한질주 때문이다.
"회원들이 월드컵에 출전한 유명 선수들의 묘기를 따라 하려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훨씬 진지해졌고 압박축구 등 전술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이백선(49, 가든그로브 거주)씨는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놀라운 분전으로 세계의 축구팬을 경악시킨 이후 변화된 축구회의 분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축구회의 창단멤버. 지금까지 모임에 거의 빠진 적이 없을 정도로 축구를 사랑하고 있다.
최씨는 지금까지 월드컵 전 경기를 TV로 시청했다. 전후반 90분 지칠 줄 모르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한국팀 선수들의 체력향상에 놀라움을 표시한 그는 "한국팀이 8강에 진출한 것에 가슴이 벅차 오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들의 화제는 단연코 월드컵 이야기다. 최근 참석하는 회원들이 늘었고, 진지하게 경기에 임함으로써 공을 차는 재미가 더욱 쏠쏠하다"고 덧붙였다. 아버지 옥동식씨와 함께 모임에 나오는 옥군도 이씨나 최씨의 설명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축구회가 결성된 것은 올해로 18년째를 맞는다. 회원은 10대에서 60대에 이르기까지 70여명에 달하고 있고, 평균으로 모임에 참석하는 회원은 40여명. 감독과 코치는 전직 축구선수출신인 정정묵씨와 장경준씨. 또한 회원에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유학온 8명의 재일교포도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회원들은 나이, 직업, 삶의 환경에 관계없이 공을 차며 한마음을 갖게 된 사람들이다. 고대영씨는 "축구의 묘미에 빠진 사람들은 이것으로부터 헤어나기 어렵다"며 "다른 회원이 모임에 빠지면, 보고 싶을 정도로 회원들의 정이 끈끈하다"고 자랑했다.
축구회는 매주 목요일 오후 8시부터 10시, 일요일 오전 7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가든그로브 공원에 모여 공을 찬다. 이들은 축구가 건강 유지는 물론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라고 말했다. 이들은 경기에서 회원들과 팀웍을 다지는 것을 통해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는 점을 빼먹지 않았다.
축구회에는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연락처 (714)821-4101, (714)306-1422, (213)631-4688 〈황동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