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에게 ‘형극의 시즌’이 계속되고 있다. ‘오기’와 ‘투혼’을 불사르며 사력을 다해 버텼건만 불펜은 뒤를 받쳐주지 못했고 손안까지 들어왔던 승리는 너무도 허망하게 날아갔다. 박찬호는 허탈한 한숨 속에 4승 도전에 4번째 실패했다.
16일 캔사스시티 코프만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캔사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 박찬호는 구위도 위력이 없었고 제구력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치명적 핸디캡을 박찬호는 오기로 똘똘 뭉친 투혼으로 커버하며 혼신의 역투를 했다. 7이닝동안 안타 9개와 사사구 6개로 무려 16명의 주자를 내보냈으니 거의 매 이닝 2명 이상의 주자를 등에 업고 던져야 하는 악전고투. 하지만 박찬호는 7회까지 121개의 공(스트라익 70개)을 던지는 투혼으로 단 3점만을 내주고 5대3으로 앞선 8회말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 그리고 불운으로 점철된 올 시즌의 불운은 이날도 박찬호의 발목을 잡았다. 구원투수 리치 로드리게스가 8회말 마이클 터커에 솔로홈런을 맞아 1점차로 쫓긴 레인저스는 9회말 클로저(?)로 나온 대니 콜브가 2사주자 1루에서 카를로스 벨트란에 3루타를 내주는 바람에 5대5 동점을 허용했고 그 순간 박찬호의 승리는 이슬처럼 사라졌다. 공교롭게도 클로저였던 히데키 이라부가 전날 급작스런 폐색전증으로 입원했고 시즌 초반 클로저를 맡았던 잔 락커도 후반기 시작과 함께 DL에 올라 무명의 콜브외에는 마무리로 내세울 대안도 없었다.
이날 박찬호는 거의 매회 주자를 내보내며 악전고투했으나 3개의 더블플레이와 상대의 주루미스 2개를 이용, 2회말 3점을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무실점의 역투를 했다. 1회 2안타를 맞고도 병살타로 첫 위기를 넘긴 박찬호는 2회 제구력이 극도로 흔들리며 안타와 몸 맞는 볼, 포볼 2개로 밀어내기로 첫 점수를 내줬고 이어 루이스 알리세야에 우중월 2루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줘 3실점했다. 이후에도 박찬호의 투구내용은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불안의 연속이었다. 매회 어김없이 주자가 나갔고 실점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3회에는 2사후 2루주자가 홈에서 태그 아웃됐고 4회와 5회는 각각 병살타로 불을 껐으며 6회에는 2루주자가 무리하게 3루를 훔치다 횡사하는 바람에 또 다시 한숨을 돌렸다.
한편 레인저스 타선은 2회와 3회 각 2점씩을 뽑았고 박찬호는 7회까지 4대3 리드를 지켰다. 8회초 레인저스가 라파엘 팔메로의 솔로홈런으로 리드를 5대3으로 벌리자 박찬호의 4승은 굳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로열스는 8회 터커의 홈런으로 1점차로 육박한 뒤 9회 벨트란의 기적같은 투아웃 트리플로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연장으로 넘긴 뒤 끝내 연장 11회말 브렌트 메인의 끝내기 솔로홈런으로 6대5 역전승을 거뒀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