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바인 사람들3
▶ 어바인 교육구 소수민족언어프로그램 한국어 담당 라성란씨
"어바인 통합교육구내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학생중 2001 학년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어서 구사능력에 제한이 있는(LEP) 학생숫자가 가장 많은 것이 한국계입니다. 3개 방언을 쓰는 중국계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아졌습니다"고 말하는 라성란씨는 교육구내 소수민족 언어 프로그램 소속 한국어 담당자. 해마다 새 학년이 시작되기 전후인 8~9월이면 학생들이 가정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조사, 영어가 아닐 경우 영어 능력 검사를 실시하여 영어 해독 수준을 측정하는 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 일이 지나고 나면 교육구내 교사 세미나에 패널리스트로 참석하여 한국과 한국 문화를 이해시키는 일도 하고 새로 전학 온 한인 학부모들을 위해 학교 시스템과 대학 진학. 학칙, 줄업 요건등에 대해 설명해주는 세미나도 연다. 아울러 학부모와 교사 면담시, 또 학생들에게 문제가 생길 경우, 영어가 불편한 학부모의 통역도 해주고 문제아의 편에 서서 대변 내지 해결하는 일까지 맡는다.
"땡땡이가 제일 많고 고등학생들은 무단 결석, 싸움, 중학생은 담배로 문제가 돼요. 마약도 가끔 있어서 정학, 퇴학까지 가기도 하지요. 부모 없이 혼자 유학 온 아이들이 일으키는 문제가 많은데 중고교생은 물론 초등학생이 학교만 오면 책상에 얼굴을 묻고 우는 등 우울증에 빠진 케이스도 있었고, 3학년에 혼자 왔는데 계속 보호자가 바뀌면서 적응을 못하며 우울증과 폭력으로 문제를 일으켜 6학년에 자퇴한 아이도 있어요. 영어 하나 가르치겠다고 어린 아이들을 혼자 객지에 보내는 것은 한국의 부모님들이 재고하셔야할 것 같아요. 잃는 것이 너무 많아요"
한국의 부모들이 자녀를 보내고 싶어하는 인기 유학지인 어바인에는 부모 없이 혼자 유학 오는 아이들은 5, 6학년은 물론 3학년짜리까지 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서너명의 어머니들이 교대로 미국에 와서 아이들을 돌보며 유학시키는 케이스까지 있을 정도다. "학교에 와서 울던 아이는 집에서 전화가 오면 항상 밝은 목소리로 괜찮다고 하며 부모를 안심시켰대요. 저는 되도록 사춘기가 지난 다음에 유학시킬 것을 권하고 싶어요"
고등학교 때 미국에 온 아이를 1~2학년 낮춰서 보내겠다는 부모가 많지만 공립고교의 경우, 학생 나이 제한 때문에 졸업하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처음부터 4년제 대학에 진학하려 하지 말고 2년제 대학을 거쳐 4년제로 전학하는 현실적 방안을 라씨는 권한다. "10학년쯤에 온 아이에게는 SAT 공부보다는 전반적인 영어능력 향상에 집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유리하지요. 대학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 아니라 졸업하고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1975년에 미국에 와서 79년부터 어바인에 자리잡은 라씨는 자녀들의 학교에서 열심히 자원봉사를 하는 것을 눈여겨본 교장선생님 추천으로 10년전부터 교육구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이제 모두 대학원을 졸업한 자녀들이 다니던 우드브리지 고교에 한인 학부모회를 조직하는등 한인 학부모회를 통한 교육구 후원체제 만들기에 앞장서기도 했다. "지난 5~^년간 한인 학부모들의 학교 사친회 후원이 활발해져서 주류사회 학부모들에게 이제 학교 일에 참여하고 돕는 커뮤니티라는 인식을 심게 된 것 같아요"
’재퍼니즈 비즈니스 어소시에이션’ ‘차이니즈 컬추럴 센터’ 같은 큰 손이 없는 한인 커뮤니티로서는 교육구에 대한 학부모 각자의 도네이션이 항상 필요하다는 라씨는 내 아이의 담임 교사에게 잘 보이는 것보다 한인 커뮤니티의 힘을 모으는 것이 장기적으로 내 아이에게 더욱 이롭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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