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경제’. 오는 중간선거에는 이 두 가지 이슈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 두 이슈 중 이제는 전쟁보다 경제가 미국의 유권자들에게 더 어필하고 있다.
전쟁의 인기는 짧을 수밖에 없다. 순간적인 폭발력은 대단하지만 결코 오래갈 수 없는 본질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9.11테러 이후 전쟁은 미 전역을 들끓게 했지만 벌써 ‘흘러간 노래’가 되고 있다.
반면 경제의 위력은 길다. 불같이 타오르는 맛은 없어도 조금만 추워져도 그리워지는 ‘고향집 온돌’ 같은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경제 활성화에 대한 갈구가 더욱 절박해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중간선거도 자연 경제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경제보다 전쟁에 더 매달리는 것 같다.
그는 지난 6일 크로포드 목장에서 여름 휴가에 돌입한 이래 매주 한번도 거르지 않고 지방순시에 나서 전국을 누비며 국민과 대화에 나서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휴가 행보는 대부분 11월 5일로 예정된 중간선거 승리에 맞춰져 있다.
미국 언론은 부시 대통령이 마치 11월 중간선거 기선 제압을 위해 한손에 ‘칼’을,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돈’을 거머쥐고 정국을 누비는 듯한 모습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여름 휴가후 지금까지 50개주 가운데 10여군데를 방문해 각종 정치, 경제, 사회와 관련한 국정행사를 주관하면서 낮에는 "미국은 전쟁 중"이라며 이라크를 겨냥한 테러전 결의를 소리높여 외치고 있다. 동시에 부시 대통령은 밤에는 중간선거에 출마하는 공화당 후보들을 위해 정치행사와 선거자금 모금 리셉션에 참석해 중간선거 승리를 위한 정치자금 모금을 지원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 연설의 단골 메뉴는 ‘21세기 새로운 전쟁론’이다. 미국 본토방어와 테러응징, 민주자유수호를 위해 선제 공격을 단행해서라도 ‘칼’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
부시 대통령은 지난 주말 오리건, 캘리포니아주를 거쳐 뉴 멕시코주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특유의 무력강경론을 되풀이했다. 부시는 그런 다음 예외없이 당일 저녁에는 이 3개주 공화당 상하원, 주지사 후보들을 위한 선거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해 모두 460만 달러의 정치자금을 거둬들였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19개월 동안 약 1억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은 것으로 추산돼 워싱턴 정가에서 선거자금 모금의 ‘귀재’로 통할 정도다.
부시의 그같은 정치행보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세상인심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없진 않으나 그것은 그와 그가 속해 있는 정당의 선택이다.
다만 그의 그러한 선택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더욱 어려운 길로 끌고 가지 않을지 걱정스러운 것이다.
아무리 전쟁에 승리를 해도 먹고사는 문제에 실패한 정권에 손을 들어 주지 않는 것이 유권자들이다. 그것은 과거 역사가 증명하고 부시 아버지의 뼈아픈 경험이기도 하다.
미국의 유권자들이 그런 부시에 대해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할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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