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매켄로-플레밍, 나브라틸로바-슈라이버, 그리고 우디스가 석권했었다.
요즘엔 놀스-네스터, 우드브리지-비요크먼, 브라이언 형제, 레이먼드-스텁스, 그리고 윌리엄스 자매가 대표적이다. 이것은 테니스 복식조의 이름들이다.
그러나 요즘 프로 테니스에서 복식 경기는 사양길을 걷고 있다. 남자 복식의 경우는 특히 더 그렇다.
테니스라는 스포츠 자체의 인기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복식은 선수들의 관심 저조와 부정적 경제 현실까지 겹쳐 더욱 어둡다.
선수들은 복식 경기의 전략과 네트 플레이가 단식 경기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복식 경기의 참가는 꺼리고 있다.
복식 경기의 상금 감소와 선수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ATP 남자 테니스 투어는 복식 경기의 참가팀을 32개에서 16개로 줄이고 상금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주 개막된 US오픈의 상금을 보면 복식의 미래를 쉽게 점칠 수 있다. 즉 올해 여자 단식의 우승 상금은 지난해 50만달러에서 무려 90만달러로 껑충 뛴 반면 남자 복식은 35만달러로 변함이 없다.
"단식 경쟁이 치열해져 보다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복식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본다. 선수 랭킹과 우승 상금에 대한 비중이 날로 커지면서 복식에 대한 관심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여자 복식 선수 팸 슈라이버의 말이다. 슈라이버는 통산 복식 우승 106회, 단식 우승 21회를 기록, 금년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슈라이버는 단식과 복식을 종합, 올라운드 플레이어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랭킹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생인 머피와 개성 강하고 코믹한 코트 플레이로 1990년대 중반 복식 인기를 최정점에 올려놓았던 루크 젠슨은 선수들이 슈라이버의 혼합 랭킹 방식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복식 전문 선수의 시대는 끝났다. 대회 주최측에서는 관객이 많이 찾지 않는 경기나 선수를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우디스나 젠슨 형제는 그야말로 희귀종이 됐다"
호주 출신의 마크 우드포드가 2000년 시즌 폐막 후 은퇴했을 때 그는 파트너 토드 우드브리지와 복식 대회 최다 우승기록(61회)을 세웠다(사람들은 두 선수의 비슷한 성 때문에 이들을 ‘우디스’로 불렀다).
우드브리지는 새로운 복식 파트너로 비요크먼을 선택, 현재까지 8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들은 세계 복식 랭킹 1위인 바하마의 마크 놀스와 캐나타의 대니얼 네스터를 누르고 윔블던 대회를 석권했다.
놀스와 네스터는 올해 3개 그랜드 슬램 대회를 포함, 10개 대회에서 결승에 진출, 이 가운데 다섯 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비요크먼은 "토드와 내가 최상의 컨디션일 경우 우리를 이길 복식 조는 없다"고 장담한다.
현재 세계 단식 랭킹 48위인 비요크먼은 1997년 한때 4위까지 상승했었다. 스웨덴에서 축구와 하키를 하면서 성장, 팀 개념을 좋아하는 비요크먼은 테니스 꿈나무들에게 단식과 복식을 병행할 것을 권한다.
LA 출신인 일란성 쌍둥이 형제 마이크와 밥 브라이언트는 단·복식을 병행할 때의 곤란한 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복식에 출전해서 결승까지 갈 경우 대회 일정에 문제가 생긴다. 시간이 늦어져 다음 대회 단식 출전을 위한 경기에 참가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이언트 형제는 올해 3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들은 세계 단식 랭킹에서는 200위권에 올라 있다.
"존 매켄로를 비롯한 모든 위대한 단식 테니스 선수들은 복식 경기를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복식이 하나의 전문화된 분야로 변화돼 단식 선수들은 더 이상 복식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단 복식을 병행하면 체력 소모가 많기 때문이다. 또 요즘 단식 선수들은 서브 앤 발리 아닌 안전한 베이스라인 플레이에 치중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서브와 발리가 생명인 복식을 잘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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