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를 늙었다고 했는가.
황제가 돌아왔다. US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패권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한물 간(?) 황제’ 피트 샘프라스(31)의 차지가 됐다.
8일 뉴욕주 플러싱의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막을 내린 2002 US오픈 챔피언십(총상금 1,617만달러) 마지막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17번시드의 샘프라스는 영원한 라이벌인 6번시드의 안드레 애거시를 3-1(6-3 6-4 5-7 6-4)로 제압하고 이 대회 통산 5번째이자 생애 14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한편 하루전인 7일 벌어진 여자단식 결승에서는 세계랭킹 1위 서리나 윌리엄스가 언니인 비너스 윌리엄스를 2-0(6-4 6-3)으로 완파하고 올해 프렌치오픈과 윔블던에 이어 3연속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따내며 현 여자테니스에서 필적할 상대가 없는 최강임을 재확인했다.
샘프라스의 정상복귀는 그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쿠데타’였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서브-앤-발리 선수로 꼽히는 샘프라스지만 지난 2000년 7월 윔블던 우승이후 33연속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못했고 올해 성적은 5할대를 간신히 웃돌아 대회전 17번시드라는 푸대접(?)을 받았던 그였다. 전문가들의 우승후보 대열에서 거의 완전히 제외됐고 우승가능성 보다는 은퇴계획에 대한 질문을 더 많이 받아야 했던 샘프라스는 그러나 대회가 시작되자 불같은 캐논서브와 절묘한 발리, 대포알 스트로크 등 과거 그를 황제로 군림시켰던 주무기들이 아직 완전히 녹슬지 않았음을 입증시키며 결승까지 뛰어올랐다. 결승에서 영원한 숙적 애거시(32)를 맞은 샘프라스는 최고시속 132마일에 이르는 캐논서브를 앞세워 무려 33개의 에이스를 뿜어내며 한세트만을 내주고 완승, 생애 5번째 US오픈 우승트로피를 치켜들었다. 올해 31살인 샘프라스는 1970년이후 US오픈 최고령 챔피언이 됐다.
한편 3연속 자매대결로 귀결된 여자단식 결승은 또 다시 동생 서리나의 승리로 돌아갔다. 서리나는 언니 비너스에 비해 한 수위의 파워를 앞세워 스트레이트세트승을 거두고 이번 대회 단 1세트도 내주지 않고 우승을 차지하는 군계일학의 실력을 과시했다.
비너스는 US오픈 타이틀 3연패에 도전했으나 또 다시 동생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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