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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26세의 남편이 사망한 후 6개월만에 아름다운 25세 미망인이 ‘남편을 독살하고 자살로 위장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샌디에고 인근이 떠들썩했다.
눈에 번쩍 띄는 미모의 젊디젊은 그녀가 저질렀다는 범행 내용이 믿을 수 없이 가증스러워서였다. 검찰은 그녀가 직장 상사와의 불륜 관계와 마약중독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직장에서 훔친 독극물로 남편을 살해, 자살로 위장한 후 사체 주변에 붉은 장미꽃 잎을 흩뿌려놓았다고 했다.
샌디에고 카운티 메디칼 센터의 독극물 연구원인 크리스틴 로섬(25)이 바로 이 ‘살인 미스터리’의 주인공. 지난 해 6월 체포되어 125만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그녀의 유죄 여부를 판가름하는 배심원 재판이 지난 16일부터 4주 예정으로 시작됐다.
단 골드스타인 검사는 재판첫날 배심원 앞에서 무려 4시간이 넘게 그녀의 혐의내용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로섬은 결혼한 지 1년도 안된 시점에서 다른 두 명의 직장 동료와 성관계를 가졌으며 상사인 마이클 로벗슨(현재 호주에 거주)과는 ‘영원한 파트너가 되자’며 불륜관계를 지속해 왔다.
5년전 티화나에서 로섬을 만나 ‘한눈에 사랑에 빠져 마약중독 상태의 그녀와 결혼까지 감행했던’ 남편 그렉 데 빌러스(26)가 그녀의 불륜을 알아채자 그녀는 연인 로벗슨의 도움을 받아 그를 살해할 계획과 아울러 자살로 위장하는 플랜을 짰다.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지 않으면 연구소 수퍼바이저에게 ‘마약을 상용한다’는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하자 그녀는 직장에서 훔쳐낸 헤로인보다 100배나 독성이 강한 독극물을 사용, 그를 살해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골드스타인 검사는 이날 장미 한 송이를 직접 배심원단에 보여주며 “그녀는 남편을 살해한 후 인근 가게에 가서 장미 꽃다발을 사서 사체 주변에 태연히 장미꽃 잎을 흩뿌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검사의 기소문이 낭독되는 동안 로섬은 눈물을 흘리거나 고개를 흔들며 메모를 써서 변호사에게 전달했다. 이어 로섬의 변호사는 45분 동안 ‘로섬이 남편을 죽인 것이 아니라 순탄치 않은 결혼생활에 비관한 남편이 폭음을 계속하다 결국 스스로 생명을 끊은 것’이라는 내용으로 로섬을 변호했다.
한편 검찰은 그녀의 연인이었던 로벗슨은 자신의 나라인 호주로 돌아갔기 때문에 이번 재판에 소환하지 못하고 또 형사소추도 하지 않았지만 그가 로섬의 남편 살해 및 자살위장 범행에 중심역할을 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 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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