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햇볕정책으로 남북대화와 교류가 진행되어 온 지난 수년 동안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해 왔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역시 북한은 믿을 수 없는 나라이고 지금까지 남한이 돈을 준 것은 핵개발을 도와준 꼴이 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남한정부가 북한의 핵개발을 눈치 채고도 대화를 계속했다니 그 속마음에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북한은 과거 핵카드로 경제적 실리를 이끌어 낸 제네바협정을 성사시켰으므로 이번 핵개발 사건도 벼랑끝 외교의 하나로 보는 시각이 많다. 북한 당국자도 미국이 선제공격을 하지 않고 북한체제를 인정한다면 핵개발 문제를 협상할 수 있다는 말을 함으로써 핵개발이 외교적 카드임을 시사했다. 그래서 남한은 남북대화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하고 있
고 미국도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런데 북한의 핵개발을 과연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남북대화를 해 왔는데 오히려 남북대화 중에 핵무기를 개발해 온 북한을 어떻게 평화적으로 무장해제할 수 있을까. 평화적으로 한다면 어떤 평화로 북한을 다루어야 할까. 평화란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평화란 인간집단간에 무력충돌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이 평화는 어느 일방의 힘이 결정적 우위에 있을 때 유지될 수도 있고 힘과 힘의 균형상태에서 타협이 이루어질 때도 유지된다.
그러나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상호관계가 균형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할 때 평화는 깨지고 만다. 그러므로 평화는 항상 충돌의 위험을 안고 있으며 인간의 이성과 자제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평화는 전쟁을 준비하는 기간이라는 일면도 있다.
평화가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는 전쟁으로 결판을 내게 되는데 세계 1차대전과 2차대전이 좋은 예이다. 이와 같은 힘의 논리에 대해 비난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힘의 논리는 비단 인간관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우주의 자연법칙이다.
우주의 생성과 유지, 천체의 운행이 힘의 논리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중력이나 인력, 구심력 등 자연의 힘이 인간관계에서 적용될 때 권력, 폭력, 금력 등 또 다른 힘으로 나타난다. 물리학적으로 힘의 크기가 물체의 관성질량에 가속도를 곱한 것과 같이 인간관계에서 힘의 크기는 권력, 폭력, 금력 등의 힘에 그 힘을 행사하는 강도를 곱한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의 핵카드는 일종의 가공할만한 힘이다. 그 힘을 사용하지 않고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다. 남한은 핵개발을 막기 위해 평화협상을 벌여 북한이 달라는 것을 모두 주고 하라는 대로 모두 할 지도 모른다. 이런 것이 평화적 해결이라면 그것은 약자의 굴복이지 협상이 아니다. 또 해결이 아니라 북한의 핵의지를 더욱 고무시킬 뿐이다.
미국도 평화적 해결을 말하고 있지만 이것은 의미가 다르다. 전쟁수단을 사용하지 않고 외교적, 경제적, 그리고 그밖의 수단을 사용한다는 말이다. 전쟁만 하지 않을 뿐 세계 각국과 공조하여 북한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그 힘에 눌려 핵개발을 포기시키려는 것이 미국의 평화적 방법인 것이다.
지금 미국은 이라크와의 결전을 코앞에 두고 있으므로 그나마 평화적 방
법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라크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미국은 더욱 거세게 힘으로 밀어부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북한이 순순히 핵개발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표면상으로 북한은 핵개발을 외교적, 경제적 실리를 위한 핵카드로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실리를 취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조건에서도 북한은 핵개발의 유혹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비밀리에 핵개발을 계속하려고 할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가 북한에는 생존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통일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런 북한에 대한 남한의 대응이 한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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