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들의 난타
장단 16안타로 홈필드 이점 탈환
매 앞에 장사가 없다. ‘거인’도 없다.
활화산 타선의 애나하임 에인절스가 2경기 연속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몰매로 다스렸다.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무려 11점을 뿜어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데 이어 3차전에서도 장단 16안타를 두들기며 10대4로 낙승, 7전4선승제 시리즈에서 먼저 2승(1패)을 올렸다. 1차전 패배로 빼앗겼던 홈필드 이점도 되찾았다.
에인절스는 22일 샌프란시스코 팩벨팍에서 벌어진 시리즈 3차전에서 포스트시즌 불패 신화를 이어가던 자이언츠 선발투수 리반 허난데스를 3⅔이닝만에 KO시켰다. 첫 공격에서는 투구 10개만에 삼자범퇴로 조용히 물러섰지만 타선이 한바퀴 돈 뒤에 감을 잡고 난타를 공연했다.
2이닝만에 8점을 몰아친 에인절스의 융단폭격은 3회초 볼넷을 골라낸 ‘꼬마’ 톱타자 데이빗 엑스타인의 선구안으로 시작됐다. 대런 어스테드의 2루타에 이어 자이언츠 3루수 데이빗 벨의 실책을 틈 타 1대1 동점을 이룬 에인절스는 트로이 글로스의 좌전 적시타로 경기를 2대1로 뒤집은 뒤 좌중간을 가른 스캇 시피지오의 3루타로 2점을 추가, 4대1로 앞섰다.
3회말 배리 본즈를 투구 3개로 간단하게 돌려세운 선발투수 라몬 오티스의 ‘씽씽투’에 신이 난 에인절스는 4회초 공격에서도 4점을 뽑아내며 일찌감치 승부를 판가름 냈다. 이번에도 엑스타인이 ‘골치덩어리’였다. 키가 작아 스트라익존이 작은 엑스타인은 2타석 연속 포볼을 골라나가며 자이언츠 투수 허난데스의 신경을 건드렸다.
데런 어스테드의 중전안타에 이어 팀 새먼이 볼넷으로 출루, 무사 만루의 기회를 맞이한 에이절스는 개럿 앤더슨의 내야땅볼로 1점을 추가한 뒤 자이언츠의 구원투수로 들어온 제이 위타식을 혹독하게 두들겼다. 트로이 글로스가 포볼을 골라나간 후 스캇 스피지오, 애덤 케네디, 벤지 몰리나의 3연속 안타로 3점을 추가, 8대1로 달아났다.
자이언츠는 5회말 숏스탑 리치 오릴리아의 솔로홈런, 본즈의 투런홈런으로 3점을 만회했다. 오티스는 바로 전 타석에서 본즈를 삼진으로 잡았다고 자신만만하게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호되게 두들겨 맞았다.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라서자마자 첫 3경기 연속 홈런을 친 타자는 역사상 본즈가 처음이다.
그러나 에인절스는 6회초 공격에서 곧바로 1점을 추가하며 자이언츠의 사기를 꺾었다. 엑스타인의 적시타 때문에 바람이 빠진 자이언츠 타선은 2이닝씩을 무실점으로 책임진 에인절스 구원투수 브랜든 도널리와 스캇 숀와이스의 계투에 눌려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했다. 8회초 캐처 베니토 산티아고의 실책으로 또 1점을 내준 자이언츠는 결국 4대10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규태 기자> clarkent@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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