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제3차 유엔총회에 참석한 한국 대표단은 유엔 가입신청을 했으나 이듬해 4월 안보리에서 소련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되었고 성공을 거두지 못한 채 귀국한 장면 특사 일행은 이승만 대통령에게 보고차 경무대를 방문했다.
“각하, 우리 일행은 중립국의 도움을 얻기 위해 각자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때로는 문을 잠그고 만나기를 피하는 나라 대표들의 문을 박차고 들어가 우리 입장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그 날로부터 40년이 지난 후 한국은 원했던 회원국이 되었지만 세계 외교관들이 모여 있는 뉴욕 본부에서 한국 외교관 일행의 볼썽스런 외교가 얼만큼 도움을 주었는지 헤아릴 수는 없는 일이다.
해방을 전후해 김 구 선생은 당대의 유능한 독립운동가 중의 한명이었고 애국적인 정치인이었으면서도 한반도를 강점하고 한민족을 수탈한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가슴을 서늘케 한 그의 경력이 미군정청에는 테러행위로 비쳐져 정치적 기회를 잃어버린 채 49년 피습으로 서거했다. 테러는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미국민 정서에 맞지 않았고 테러리스트는 미국이 믿고 함께 일할 인물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오후 유엔건물 철책을 넘어 총을 난사한 후 준비했던 전단을 뿌린 한국계 미국시민이 체포되는 모습은 그의 과격행위가 순교자의 모습 위에 포개지는 듯한 착잡한 마음을 가지게 했다.
북녘 정권의 폭정을 규탄하는 전단과 북녘 주민의 고통은 유엔도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그의 주장은 부정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9.11 테러의 희생자로서 테러리즘과 싸우고 있는 미정부 입장에서 볼 때 그의 정치적 주장은 방법에 있어서 동정받을 수 없는 범법행위이다.
현행법을 어긴 그의 행위가 한반도 남북의 기득권층에 부끄러움을 일깨워줄 가치있고 용감한 행위로 갈채를 받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무모한 범법행위로 간주해야 할 것인가. 정치적 자유를 향유하는 미국의 우리들은 명확한 주장이 담긴 답변을 준비하도록 요구 받는다.
백만옥<전 역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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