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의 재산세가 대폭 인상될 전망이라 한다.
뉴욕타임스가 뉴욕시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시 정부는 재산세를 내년에 최고 12%, 2004년에는 최고 24%까지 인상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복지예산 지출의 과다와 부채이자 상환에 따른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뉴욕시 정부는 재산세를 인상하여 매년 12억 달러에서 25억 달러까지의 예산을 충당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가 제108대 뉴욕시장으로 취임한 이래 뉴욕 시에는 많은 변화가 오고 있다.
지난 7월1일에는 흡연으로부터 시민 보호라는 명목하에 담배 한 갑당 세금을 대폭 인상, 미국에서 가장 담배값이 비싼 도시로 만들어 애연가들이 타주에 가는 길이 있으면 담배부터 사게 했다. 이어 뉴욕시 전역 식당과 술집에서 흡연금지 강제화 방침뿐만 아니라 공원, 해변에서도 금연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또 상습적으로 주차 위반하고 과태료를 제 때 납부하지 않는 외교관 차량에 대해 번호판을 무더기로 취소한 것은 잘했다 치자, 안 그래도 비싼 맨하탄 지역 주차 요금을 더욱 올렸다. 위생국의 쓰레기 단속을 비롯 각종 티켓에 자영업자들을 정신 못 차리게 하더니 일반대중의 발이 되고 있는 버스와 전철 요금도 대폭 올릴 예정이라 생활고에 시달리는 소시민의 주름
살을 더욱 늘게 하고 있다.
사실 블룸버그가 시장이 되면서 경제통이니까 9.11 이후 위기에 빠진 뉴욕 경제를 회생시키겠지 하는 기대는 했지만 월스트릿에서 나오던 재정수입 저조 여파가 그 달 벌어 그 달 먹고 사는 이민자들에게 떨어질 줄은 몰랐다. 더구나 그는 경제 개발과 일자리 창출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생각한 유권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로 시장에 당선되었는데 말이다.
재산세만 해도 그렇다.한인을 비롯 중국이나 인도 이민자들은 웬만큼 자리 잡으면 집, 건물, 토지를 사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 이민생활의 정착이자 성공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매달 창문 밖으로 임대료를 버리는 것같아 무리해서라도 집을 장만하는데 이 때의 집은 투자라기보다 평생 거주하는 공간이다. 그런데 매달 모기지 마감날 지키기도 벅찬 그 집에 재산세가 엄청나다면 차라리 집을 포기하고 다시 렌트로 가고싶은 생각이 안들 수 없다.
올릴 가능성 있는 것은 모두 세금이 올라갈 조짐인 것을 보면 블룸버그가 평범한 시민 출신이면 그렇게까지는 못할 것같다.
그는 얼마나 대단한 재벌인가. 뉴욕시장 선거 캠페인에 5,000만 달러 이상을 쏟아 부어 사상 최고의 선거자금을 썼으며 연간 십 수억 달러의 순수익을 내는 세계최대 경제·금융 전문 통신사 <블룸버그 뉴스>의 설립자가 아닌가.
취임 후 연봉 1달러의 공약을 지키겠다고 선언했지만 사실 뉴욕시장 연봉이야 블룸버그의 자산 44억 달러 이상에 비하면 그야말로 코끼리에 비스킷이다.
재벌인 그가 하루종일 코에 단내가 나도록 일해야 겨우 먹고사는 평범한 시민들의 10달러, 100달러의 가치를 알까? 그는 돈 개념이 일반 사람과 다를 것이다.그러니 이러한 세금 인상 안건도 고급 골프클럽에서 상류층 인사들과 골프 치며 사소한 대화 중에 언질 되었다거나 값비싼 스포츠카를 타고 모임에 나타났다는 등의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언론 재벌 출신이다보니 미 주류언론과도 잘 지내고 그에 대한 비평 기사도 별로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그런데 뉴욕시장이라면 노숙자 센터나 너싱홈 거주자, 지하철 출퇴근자 등의 형편을 살펴보아야 하지 않는가.
또한 뉴욕은 어떤 도시인가? 그야말로 자유의 혼이 공기처럼 떠도는 도시가 아니던가. 자기 마음대로 하고 살아도, 어느 누구 아무런 간섭을 안해서 좋은 뉴욕생활이 옛말이 되려는가.
영혼의 자유를 누리며 살고자 하는 뉴요커들을 너무 속박하지 말라. 뉴욕의 최대 장점이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을 최대한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안그래도 팍팍한 세상살이, 자꾸 힘들게 하지 말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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