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한인사회에 한미민주연합회라는 새 단체가 생겼다. 비교적 이민생활을 오래 했고 나이도 많은 편으로 한인단체에서 활동을 했던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단체이다.
최근들어 한국에서 반미감정이 고조되면서 미국내의 반한감정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러한 위기에 대처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미국에 살고 있는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면 매우 공감할 수 있는 취지이다.
이 단체는 반미 또는 반한 행위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여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반미, 반한 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또 대다수 한인들은 반미나 친북주장을 하는 일부 한인들과는 달리 미국을 좋아하고 미국의 편에 서 있다는 것을 홍보할 것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의 해결을 내세우고 있다.
미국에 이민을 와서 살고 있는 한인들의 처지는 생소한 가문에 시집을 와서 살고 있는 며느리에 비유할 수 있다. 떠나온 친정에 대한 걱정도 하지 않을 수 없고 새로운 시집의 가풍에 적응하여 좋은 며느리가 되도록 노력하지 않을 수도 없다. 다행히 시집과 친정간의 사이가 좋다면 웬만한 흉이나 허물이 있어도 덮어지겠지만 두 집안 사이가 나쁘게 되면 아무리 시
집살이를 잘 해도 눈총을 받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러므로 시집 온 며느리는 시집과 친정의 사이가 좋아야만 편하게 살 수 있다. 두 집안의 사이를 좋게 하려면 나쁜 말은 전하지 말고 좋은 말만 전해야 한다. 나쁜 말은 좋던 사이도 이간시켜 나쁜 사이로 만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집살이를 하면서 친정 편만 들어 사사건건 시집 일에 대든다면 그런 며느리는 두 집안을 화해시키기는 커녕 미움을 사서 쫓겨나기
십상이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 중에는 한국의 일부 반미 정서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더라도 겉으로 나타내는 일은 많은 재미한인들을 어려운 처지로 몰아넣는 일이 된다. 미국이 싫고 밉다면 더 좋은 곳으로 떠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시집 간 며느리의 생활이 시집의 가세에 따라 좌우되는 것처럼 미국에 이민 온 우리의 운명은 미국의 운명에 따라 결정된다. 미국이 세계의 어느 나라보다 강대하고 부유하다면 우리는 직접 또는 간접으로 그 혜택을 받게 된다. 반대로 미국의 위상이 추락하여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몰락하게 되면 우리는 직접 또는 간접으로 그 피해를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
가 미국에 사는 한 미국이 잘 되기를 바라며 미국을 위해 일해야 마땅하다.
미국에서는 귀화시민권을 받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나치 전범이나 공산주의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시민권이 박탈되고 추방된다. 북한에 대한 동족애가 지나쳐 북한 공산주의 체제를 찬양한다면 그런 사람은 미국에 살 자격이 없다. 우리 동포라 할지라도 우리 전체를 위해서는 그런 사람을 배척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미국사람들에게 반한감정을 갖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가 반미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일이다. 이런 일이 필요한 시점에서 새로 생긴 단체가 제대로 일을 해 준다면 불행 중 다행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다만 한미민주연합회에 당부할 말이 있다. 다른 많은 단체들처럼 형식에 그치지 말고 감투에 관심을 갖는 단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의 멤버들이 단체장도 해 보았고 나이도 든 사람들이니 이 일이 한인사회와 이 나라를 위한 마지막 봉사라는 사명감으로 헌신해야 할 것이다. 이런 단체라면 뉴욕에서 시작된 것이 자랑스럽게 될 것이며 미국의 모든 한인사
회에 확산되어야 마땅한 운동이라고 기대해 본다.
이기영(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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