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엎친데 덮친격’
수입품 값올라 인플레압력
이라크전이 임박했다는 전망 속에서 달러화 가치 변동이 경제의 숨은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 달러의 약세화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특히 이라크와의 개전 가능성으로 달러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업종별 파장을 살펴본다.
△여행
여행업계의 경우 테러이후 관광객 급감과 경기침체에다 달러화 약세까지 이어지며 삼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유로화 가치가 뛰어오르면서 유럽여행의 경우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터스틴의 ‘에스케이프 언리미티드’ 여행사의 로 그루버는 “유럽 쪽으로 몰리던 관광객들 중 상당수가 상대적으로 씀씀이가 더 나은 중남미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며 “특히 달러화 가치가 높은 아르헨티나의 경우 예약이 밀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영업 타격을 우려한 유럽의 대형 호텔 체인들은 미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파격 할인 등 다양한 스페셜 플랜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 같은 판촉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입품
달러가치의 하락은 수입 상품의 물가를 상승시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달러화에 대해 가치가 급등한 엔화나 유로화로 영향으로 일본이나 유럽 상품들의 경우 가격 인상 공산이 크다. BMW나 머세데스 벤츠, 렉서스 같은 럭서리카 브랜드와 일본산 플라스마 TV 등 가전품, 구찌 등 일부 명품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스탠포드대 조지 파커 교수는 “특히 수입 가전품을 많이 판매하는 ‘서킷시티’나 ‘베스트바이’ 등 대형체인들이 가격을 올릴 경우 소비자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이 치열한 저가 의류 시장의 경우 당장 가격인상으로 이어지기 어려워 기업의 수익악화도 우려된다.
△제조업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제조업체들에게 달러화 가치 급락은 희소식이 될 수 있다. 즉 달러가치가 떨어질수록 미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은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미 기업, 특히 기술 및 서비스부문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질 수는 있다는 것이다. 수출을 하지 않는 소형업체들도 납품 등을 통해 특수를 누릴 가능성도 크다. 미 기업들의 해외 생산도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달러약세로 제조업체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크지 않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수출시장에서 급팽창하고 있는 중국산과 미국산의 제품 원가 차이가 워낙 커 일시적인 달러가치 하락으로는 도저히 좁힐 수 없다”는 지적이다.
△외자
달러약세의 중심이 선물시장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선물거래의 경우 달러화 급락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외자도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 해 11개월 동안 미국으로 유입된 외자는 총 60억 달러인 반면 외국으로 빠져나간 미국내 주식 펀드 자금은 96억 달러에 이른다.
이유는 당연하다. 지난해 S&P500지수의 경우 달러기준으로 무려 23.4% 하락했다. 그러나 유로화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하락률은 35%나 된다. 유럽의 투자자가 연초에 유로화를 달러화로 바꿔 미 주식을 샀다면 연말까지의 손실은 미 투자자에 비해 12%P나 많기 때문이다.
<이해광 기자>haeklee@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