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본보 경제면에 ‘한국금융인력 LA 취업시키자’는 제목의 기사가 나간 후 수십여통의 문의전화가 걸려왔다. LA의 취업알선업체인 GHRD(www.ghrd.com)가 한국노동부 산하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www. hrd.korea.or.kr)과 제휴해 금융전문인력 30명(부행장급 이상)을 서울에서 모집한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자격요건은 국내외 은행의 지점장이나 신용정보회사 간부급 근무경력 3년이상, 영어로 의사소통 가능 및 해외학위 소지자 우대, 연령제한이 따로 없다. 23일까지 서류를 제출해야하며 근무조건은 3년 계약에 연장 가능하고 10여개 LA 한인은행등에서 일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원은 한국의 웹사이트 www. worldjob.or.kr를 통해 하며 한국에서 면접을 하고 미국 거주자는 LA에서도 인터뷰가 가능하다는 것이 취업알선업체의 이야기다.
문의전화가운데는 특히 한국계 은행의 LA, 뉴욕,시카고 지점등에서 일했던 지점장 이상 간부직원들이 명예퇴직을 한 후 미국으로 이민와 은퇴했거나 혹은 샌드위치샵등 비즈니스를 운영하다가 재취업을 위해 지원하려는 경우가 많았다.
현직 한국계 은행 지점장의 문의도 있었고 은행간부로 일하다가 명퇴한 남편이나, 친인척등이 한국의 금융관련기관에 근무하고 있어 이에 해당한다며 문의를 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밴쿠버나 토론토의 금융기관에서 현재 일하는 한인 금융인도 문의를 해왔다. 본의아니게 직장을 떠나야 했던 한국의 고급금융인력이 극심한 구직난을 겪고 있는 사례들이다.
지난 97년 한국의 IMF사태로 금융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 실시로 수천명의 고급인력이 자의든 타의든 명예퇴직을 해 LA를 포함한 미주지역으로 이민 와 자영업등에 종사하거나 은퇴한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한창 일할 나이인 40대∼50대가 대부분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고급인력을 제대로 활용을 하지못하고 사장시킨 셈이다.
반면 LA 한인 금융가의 인력사정은 어떤가? 신설은행은 계속 생기고 기존 은행은 지점망을 계속 확장하다보니 은행마다 경력행원 확보에 힘을 쏟고 있으나 필요인력의 절대수가 부족해 각 은행마다 직원빼가기와 지키기 눈싸움이 한창이다. 경력있는 론 오피서를 중심으로 부행장급 이상의 고급인력도 역시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계 은행에서 경력을 쌓은 간부직원을 많이 채용하고 싶어하지만 생각보다 여의치가 않은 실정이다. LA 한인금융계는 한국 금융계와는 반대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기사로 한국 혹은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은행의 전직 금융전문인력에게 LA 한인은행이 인기가 상종가라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LA 한인은행들은 전문 금융인력을 계속 확보해야 은행의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정작 한국의 고급금융인력이 LA금융가에서 일하기에는 영어구사력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한국과 미국의 금융기법이 틀리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장기적으로 한국을 포함한 외국에 지점을 설치한다거나 국제업무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고급금융 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기업도 그렇지만 은행도 마찬가지다. 누가 들어와서 어떠한 스타일의 뱅킹을 구사하느냐에 그 은행의 미래가 결정된다. 한인 은행가에서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은행에서 일했던 고급인력이 행장 혹은 부행장등으로 성공적으로 은행을 경영하고 있어 한국의 고급인력이 LA 한인은행에 잘 접목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LA 한인은행들이 질적이나 양적인 성장을 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인력수급계획을 세워놓아야 과도한 스카웃 비용이 줄어 인건비가 절약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차제에 한인은행간에 서로 인력을 뺏고 뺏기기보다는 한국의 고급금융인력가운데 경쟁력이 있는 인력을 확보한다면 서울의 구직난과 LA의 구인난이 동시에 해결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흥률<경제부 부장대우>
peterpa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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