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캐롤라이나주 머피에서 지난 31일 체포된 애틀랜타 올림픽 폭탄테러 용의자 에릭 루돌프(36)가 지역 주민들로부터 ‘민간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어 현장 수사에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수사 당국은 지난 5년간 계속된 대대적인 수색에도 불구하고 루돌프가 수사망에 걸리지 않았던 것은 주민들의 도움이 뒷받침됐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고 그를 도운 동조자들을 찾는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동안 수사 당국은 루돌프가 노스캐롤라이나 서부 지역의 깊은 숲 속에 은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었으나 31일 식품점 뒷골목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다가 신출내기 경찰관에 체포된 그는 비교적 단정한 옷차림에 최소한 수일내 면도한 모습이었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공원에서 파이프 폭탄을 터뜨려 1명을 사망케 하고 100명에 부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는 루돌프는 97년 애틀랜타 인근 낙태시술소에 폭탄을 폭발시켜 7명을 부상케 한데 이어 동성애 나이트클럽에 폭탄을 터뜨려 5명에 부상을 입힌 테러범이지만 보수적 색채가 강한 머피 주민들 사이에서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백인우월주의단체 ‘기독교 주체’(Christian Identity)가 본부를 둔 이곳 주민들은 그의 도피 생활을 도와주었다고 직접 시인하지 않았으나 만일 만일 그가 집에 찾아왔다면 도와주었을 것이라며 루돌프에 대한 지지를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피치트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베티 하워드는 2일 식당 간판에 메뉴 대신 ‘에릭 루돌프를 위해 기도하세요’라는 문구를 게시, 손님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그는 루돌프를 위한 변호기금을 모을 예정인데 벌써 많은 손님들이 기부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호크 헨슨(77)은 "그가 폭탄을 터뜨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연방 공무원들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며 이곳 지역의 반정부 정서를 드러냈다. 마을 사람들은 올림픽 폭탄사건에 대해 언급을 피했으나 낙태시술소와 동성애자 나이트클럽 폭탄사건에 대해서는 그의 소신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루돌프는 애틀랜타 폭탄사건에 이어 98년 앨라배마 낙태 클리닉에서 폭탄을 터뜨려 비번 경찰관이 사망하고 간호사 1명이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그는 범행대상이었던 클리닉에서 나오다 의대생들에게 목격돼 꼬리가 잡혔다. 한편 연방 법무부는 루돌프를 먼저 앨라배마 법정에 세우기로 결정, 2일 그를 버밍햄으로 압송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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