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시카고 올림피아필즈 클럽 개막
잘록한 페어웨이·푹페인 러프
골프대회중 최고 험난 악명
올해는 ‘다소 만만’ 기대도
US오픈 골프챔피언십은 흔히 ‘골프의 가장 험난한 테스트’로 불린다. ‘코스가 터무니없이 어렵다’는 선수들의 불평이 매년 빠짐없이 터져 나온다. 메이저 대회들은 하나같이 일반 대회에 비해 훨씬 코스가 어렵게 셋업 되지만 그 가운데서도 US오픈은 세계 최고선수들에게도 난이도가 속된 말로 ‘돌아버릴’만큼 어려운 것으로 악명이 높다. 지난 1999년 파인허스트 넘버2 코스에서 벌어진 대회에서 잔 데일리는 너무나 어려운 코스에 시달린 나머지 불만이 폭발, 굴러가는 볼을 퍼터로 쳐버렸고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을 첫 라운드를 마친 뒤 너무 화가 나 호텔방 벽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가 뼈가 부러져 보따리를 싸야했다. 많은 선수들은 US오픈의 가장 큰 챌린지로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미쳐버리지 않는 것’을 꼽을 정도다.
매년 US오픈 코스 셋업은 비슷하다. 페어웨이는 개미허리만큼 잘록하고 러프는 빠지면 탈출은 고사하고 볼을 찾기도 어려운 수준이며 그린을 시멘트바닥처럼 딱딱하다. 홀 위치도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난감한 곳에 자리잡는 경우가 대부분. 똑같이 어렵더라도 브리티시오픈은 바람과 비 등 자연적인 요소가 난이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비해 US오픈은 인위적으로 코스를 어렵게 셋업하기에 불평도 훨씬 많다. 지난해 뉴욕 베스페이지블랙에서 벌어진 대회에서는 10번홀 티샷이 비거리 260야드를 넘어가야만 페어웨이에 도달하도록 만들어진 것이 집중적인 비난의 대상이었다. 생애 최고의 티샷을 치고도 페어웨이 근처에도 가지 못하자 타이거 우즈 등 장타자 몇 명 외에는 애당초 이길 찬스가 없는 대회라는 볼멘 소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US오픈에서는 버디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 보기를 최소한도로 줄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12일 시카고 인근 올림피아필즈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올리는 제103회 US오픈도 이런 추세에서 크게 빗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 많은 선수들은 아예 단타자들은 찬스가 없던 지난해(베스페이지 블랙)에 비해 올해 올림피아필즈코스는 그나마 해 볼 만 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엄청난 티샷이 없이는 아예 희망이 없던 지난해와 달리 반드시 드라이버를 쓰지 않아도 되는 홀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 한가닥 희망을 안겨주고 있는 것. 누구라도 우승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이들의 기대만큼 코스가 만만할지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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