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는 +9 최악의 출발
‘예측 불허인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세계 골프 시즌 2번째 메이저대회인 제103회 US오픈(총상금 600만달러)가 12일 일리노이주 올림피아 필즈의 올림피아 필즈 컨트리클럽(파70·7,188야드)에서 막을 올린 가운데 대회 첫 날 특별초청 케이스로 출전한 노장 탐 왓슨(53)과 무명의 브렛 퀴글리(33)가 5언더파 65타의 호타로 공동선두에 나서는 돌풍을 일으키는 등 혼전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2연속 우승 및 4년만에 3번째 타이틀에 도전하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27)는 이날 버디를 하나도 잡지 못하는 ‘노 버디’ 라운드 속에 이글 1개를 건져 2개의 보기를 상쇄하며 이븐파 70타로 공동 25위 그룹에 자리잡았다. 한편 돌풍의 기대를 모았던 한국의 ‘탱크’ 최경주(34)는 이날 더블보기 2개와 보기 6개를 범하고 버디는 단 1개에 그쳐 9오버파 79타라는 PGA투어 진출이후 한 라운드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하는 부진을 보이며 한인팬들을 실망시켰다. 최경주는 1라운드를 마친 뒤 출전선수 155명 가운데 끝에서 3번째인 공동 151위에 그쳐 2라운드에서 기적 같은 분발이 없는 한 컷 탈락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이날 최고의 스타는 단연 올해 53세의 노장 왓슨. 20년전인 1983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생애 8번째이자 마지막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던 왓슨은 이날 나이를 잊은 듯 신들린 플레이를 펼치며 자신의 생애 US오픈 최저타 기록인 65타와 동타를 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1982년 US오픈 챔피언인 왓슨은 시니어투어에서 뛰고 있으며 USGA(미 골프협회)의 특별 초청으로 출전한 3명(다른 2명은 헤일 어윈과 탐 카이트) 가운데 한 명으로 대회 전 우승후보와는 거리가 멀었으나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는 놀라운 선전으로 퀴글리와 함께 리더보드 꼭대기에 합류했다. 특히 파3 7번홀에서는 40피트 롱버디펏이 홀컵 바로 옆에 멈춰서며 아깝게 파에 그치는 듯 했으나 왓슨이 홀컵을 향해 걸어가는 동안 볼이 홀컵안으로 떨어지는 행운도 따랐다.
한편 PGA투어 경력 6년째지만 아직 우승경력이 없고 US 오픈 출전 횟수보다 투어 Q스쿨 출전횟수가 더 많은 무명선수인 퀴글리는 이날 무려 7개의 버디를 잡아냈고 보기는 2개로 막으면서 첫날 선두로 나서는 기염을 토해 이날 이변 돌풍을 주도했다. 퀴글리는 15개홀에서 규정타내 온그린에 성공했고 백9에서 한때 연속 7홀을 원퍼트로 홀아웃하는 등 절정의 아이언샷과 퍼팅감을 앞세워 생애 최고의 라운드를 만들어냈다. 이들에 뒤를 이어 저스틴 레너드와 제이 단 블레이크가 선두에 1타 뒤진 66타로 공동 3위에 올랐고 그들에 또 1타차로 스티븐 리니와 짐 퓨릭이 공동 5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에 경기한 우즈는 이날 버디를 잡기보다는 보기를 피하겠다는 양 상당히 조심스러운 자세로 경기에 임해 별다른 버디기회를 잡지 못한 채 이븐파 70타로 라운드를 마쳤다. 유일한 하이라이트는 파5 6번홀에서 237야드 세컨샷을 3번아이언으로 온그린 시킨 뒤 20피트 이글퍼팅을 집어넣은 것. 함께 경기한 랭킹 2위 어니 엘스는 우즈에 1타 앞선 1언더파 69타로 공동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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